◎「10대 청산과제」 거론예상/이 대표/야에 입법관련 협조요청/김 대통령15일 조찬형식으로 열리는 청와대 영수회담은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충실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청와대나 민주당측은 한결같이 조건을 달아 사전에 협의할 일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보다는 개혁을 주제로 민생 정치현안 등을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따라서 개혁주변의 각종 현안에 대해 상호 입장을 교환하고 앞으로의 해결방향에 대한 원칙상의 교감을 나누는 선에서 그칠 공산이 크다.
실질성과면에서의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의 정치적 상징적 의미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이번 회담은 정상정치가 복원되는 계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김영삼대통령 취임 1백11일만에 열리는 첫 영수회담이다.
그동안 잇단 민주당의 회담제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았던 김 대통령은 이번 회담으로 비로소 민주당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하는 셈이다.
정부 여당의 개혁 독주속에서 사실상 실종 「당했던」 야당의 역할에 제자리 매김을 하고 이로써 통치차원의 개혁이 정상적인 정치의 장으로 되돌아와 공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한 취임 1백일 회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을 표방한 김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밟아야 할 수순이기도 하다.
그동안 바람몰이식으로 몰아쳐온 개혁의 제도화와 지속적인 확산은 국민의 협조이전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공직자윤리법 개정으로 시작된 정치개혁의 제도화는 야당의 협조없이는 불가능하다. 제도화의 주체가 국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야당과 손잡고 가는」 정상적인 정치에 의한 개혁심화 방안을 원칙적 면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개혁에 대한 비판을 듣고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회담을 통해 김 대통령은 개혁과 관련해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하게 될 것이다.
한편 민주당으로서도 이번 회담은 부담없는 자리다. 형식적 장애였던 「대선시 용공음해 사과」가 해결된 만큼 이 대표로서는 마음편한 회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던 명주·양양의 보선에서 승리한 만큼 『공연히 쟁점만 흐리는 자리가 된다』는 당내의 우려도 해소됐다.
이 대표 개인적으로도 지난 3월의 전당대회에서 승리한후 진정한 야당 대표로서 인정받는 자리가 된다.
또한 그동안의 활발했던 추진방법에 대한 비판과 제도개혁 주장에도 불구하고 늘 개혁바람에 뒷전으로 밀려나야했던 민주당의 위상도 이 대표의 위상과 함께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대표는 「의제의 빈곤」에 구애받지 않고 평소 『만나면 할 얘기는 많다』고 밝힌대로 회담에 상당한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6공 청산과 5·18 진상규명 등 「10대 청산과제」와 금융실명제 한국은행 독립 등 「10대 개혁과제」를 집중 거론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의 개혁이 대통령 중심의 사정바람식으로 이뤄지면서 비롯된 정치실종,시범케이스식 종료,특정인사에 대한 정치보복적 표적수사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등의 문제점을 비교적 강하게 전달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는 대안으로서 국회를 통한 입법화,제도화를 촉구하면서 사안별 협조용의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논의를 통해 여야 영수는 여야의 동반 협조,특히 개혁의 대원칙에 관한 상호이해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회담은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와의 영국 회동을 주요일정으로한 이 대표의 유럽순방 바로 전날 열리는 것이어서 DJ의 귀국후 역할에 대해서도 상당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황영식기자>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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