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야 재건” 정부 비판 목소리 높일듯명주·양양에서 이변이 일어난 6·11 보선은 향후의 정국운영에 상당한 파장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명주·양양의 이변을 지역차원으로 애써 격하시키면서 개혁정국에 이상없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개혁추진 방식과 여권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개혁정치의 와중에서 실종되다시피 했던 정치가 그나마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혁정국에서는 통치만이 있었지 정치는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민자당은 6·11 보선에서 총력을 기울였던 김명윤후보가 낙선한 것에 대해 「충격」과 함께 「자성」을 느끼는 분위기이다.
4·23 보선에서 전승을 했던 민자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도 막연하나마 자신감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며 특히 김 후보에 대해선 김영삼대통령의 「관심」을 의식,과열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력투구했다.
민자당은 그러나 김 후보의 패배와 함께 낙승을 기대했던 예천의 심형식후보마저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이자 심각하게 패인을 분석하고 있다.
민자당의 패인은 선거전술상으로는 「낙하산 공천」 「참신성의 결여」 등이랄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개혁성과에 대한 과신」이라고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은 개혁에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한 정부·여당의 자만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이번 선거에서 얻은 셈이다.
민자당은 이번 보선결과 민주당의 위상이 높아지고 이기택 민주 대표의 지도력이 강화됨에 따라 야당의 강화될 정치공세에 대비해야만 하게 됐다.
보선 직후 민자당의 김영구총무가 『큰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나 강재섭대변인이 『한석을 잃었다해도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야 동반자관계가 정립되고 야당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논평한 것도 이런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민자당은 당대표 기용설이 나돌았던 김명윤후보가 낙선함에 따라 상당기간 현재의 당내 역학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될 공산이 커졌다. 민자당은 그러나 김종필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체제를 고수함으로써 외견상 안정성을 확보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개혁의 역동성과 마찰을 일으키며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새정부의 개혁드라이브와 일련의 사정활동으로 인해 움츠러들었던 자신감을 되찾아 새로운 활동모색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기택대표는 보선승리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과 견제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커나가라는 국민의 격려이자 채찍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김영삼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이 법과 제도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국민적 지지를 얻어냈다는 주장이었다.
민주당은 우선 지난 5일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개혁 10대 과제와 필수 청산 10대 과제 수용을 정부·여당측에 강력히 촉구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또한 개혁의 중심이 김 대통령 개인에게만 집중된 사실을 비판하며 국회가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혁의 원칙은 지지하지만 추진방법에 대한 비판은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렇게함으로써 일방적인 여야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복원시킨다는 전략이다. 변화된 모습은 15일의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그 첫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선결과로 인해 민주당내의 역학관계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지난 3·11 대표경선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끝에 힘겹게 당권을 거머쥔 이 대표는 그동안 당장악력에 있어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특히 4·23 보선의 완패와 계파간의 나눠먹기식의 인사 등은 이 대표의 지도력에 회의적인 목소리를 키워왔다. 그리고 8인의 최고위원들의 집단지도체제하에서 이 대표의 위상은 「9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따라서 이번 보선승리는 이 대표 위상제고를 가져와 그의 지도력을 새로이 시험대에 오르게 할 것 같다.<정광철·권대익기자>정광철·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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