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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온건해져 마음 놓았는데…”/김 순경 분향소주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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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온건해져 마음 놓았는데…”/김 순경 분향소주변 표정

입력
1993.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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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영안실 찾아와 유족위로/어머니 오열에 조문객 끝내눈물○김 대통령 조의전달

○…서울 중구 신당동 193의 29 서울경찰청 제1기동단 건물 1층 소회의실에 마련된 김춘도순경 분향소에는 13일 상오 9시께 김효은 경찰청장,여관구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비롯,경찰 고위간부들이 헌화·분향한데 이어 상오 10시께 김영삼대통령을 대신해 김양배 청와대 행정수석비서관이 찾아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81중대 소속으로 김 순경의 동료인 김종한순경은 『문인정부들어 시위양상이 비교적 온건해져 마음을 놓았다가 뜻밖에 비극적인 일을 당했다』며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찰이 이번사고로 사기가 더욱 떨어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김춘도순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영안실에는 13일 이른 아침부터 동료경찰관,각계인사 등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또 TV와 신문보도 등을 통해 김 순경의 순직소식을 들은 시민들도 부조금 봉투를 들고와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상오 10시40분께는 서강대 박홍총장이 김 순경의 영정앞에서 성호를 긋고 10여분간 기도를 한뒤 가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위로했다.

박 총장은 김 순경의 아버지 김학용씨(61)에게 조의를 표한뒤 어머니 유차분씨(59)에게 다가가 『죄없는 아드님이 더러운 세상과 못난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주님곁으로 갔습니다』며 손을 꼭 붙잡고 30여분동안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박 총장은 『공부하는 학생들이 동시대의 젊은이를 무자비하게 폭력으로 짓밟는 것은 통탄한 비극』이라며 『그들을 가르치고 계도하는 교육자이자 신앙인으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사죄했다.

○…넋을 잃은채 빈소 한구석을 지키고 있던 어머니 유씨는 이날 상오 9시30분께 실신한 아들자신이 실린 조간신문을 받아보고는 사진을 어루만지며 『불쌍한 내자식을 누가 왜 때려죽였느냐』고 외치며 오열했다.

지난해 9월3일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고 계속 약물치료중인 유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27년을 애지중지 키워놨더니 죄많은 어미보다 먼저 가느냐』며 오열을 그칠줄 몰라 주위사람들까지 눈시울을 적시게했다.

○…사건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지검은 13일 송종의지검장과 이범관 공안2부장 및 공안2부검사 7명이 모두 출근,수사방향 논의와 사체부검결과를 점검했다.

검찰은 당초 이사건 수사지휘를 관할 서부지청에 맡길 예정이었으나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서울지검 공안2부에 배당했다.

이 공안 2부장은 이날 상오 출근직후 수사본부가 있는 은평경찰서를 방문,경찰 수사상황을 보고받은뒤 목격자 진술확보 등 세부수사방향을 경찰관계자들과 숙의했고 이어 하오에는 연행된 시위가담자 3백71명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수립을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

○…이해구 내무장관은 하오 1시30분께 은평경찰서 수사본부를 방문,사건현장 학생시위대 속에 「용성총련」(용인·성남지역 대학생총학생회연합)이라 쓰여진 깃발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고 경기경찰청에도 수사반을 설치해 범인검거에 공조수사를 펴도록 지시했다.

이 장관은 또 『법을 집행하는 사람을 폭행,치사케 한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반드시 범인을 검거하라』고 강조했다.

○…시위 진압도중 순직한 김 순경을 경북 역덕군 달산면 옥산리 산골마을에서 논 1마지기와 복숭아과수원 4백여평을 갖고 있는 아버지 김학용씨,어미니 유차분씨의 3남3녀중 차남으로 건강한 젊은이였다.

김 순경은 85년 영덕종합고교를 졸업한뒤 방위병 근무를 마치고 상경,막노동 등을 하면서 독학으로 지난해 6월 경찰관 공채시험에 합격,경찰종합학교 1백78기로 순경에 임관했다.

임관후 서울 은평경찰서와 제4기동대를 거쳐 지난 4월 시위진압이 주임무인 제1기동대 81중대에 배치된 김 순경은 태권도 유단자로 책임감이 강해 지난해 대통령선거때는 민주당 김대중후보의 경호를 맡았었다.<유승호·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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