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대신 경조환보내기 정착문민정부 출범이후 검소한 생활기풍이 번지면서 경조비문화가 바뀌어가고 있다. 공무원들이 업무중 자리를 뜨지않기 위해 경조사 참석대신 경조환을 보내는 것은 이미 정착된 풍속이지만 최근엔 경조비액수도 적어지고 있다. 종전에 볼수 없었던 수천원 단위의 경조금도 등장했다.
의식변화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촌지추방 등으로 월급외수입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재무부의 경우 직원들이 뜻을 모아 지난 3월부터 장관 5만원,차관 4만원,차관보·국장 3만원,과장 2만원,계장 1만원으로 기준을 정해 과다한 경조비부담을 덜고 있다.
송정숙 보사부장관의 경우 전 장관들이 10만원가량 넣던 축의금·부의금 봉투를 5만원으로,횟수도 월 8회정도 줄였다. 부내직원 및 관련인사들에게 보내는 경조사비도 10만∼20만원에서 5만∼10만원으로 50%가량 축소했다.
한달 평균 경조비로 1백여만원을 지출하던 정부부처 고위공직자들 중에는 하루 아침에 액수를 내릴 수 없어 고심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사부의 한 국장은 『친구나 외부에서 중앙부처의 국장을 상당히 높게 생각해 체면상 외부인사의 경우 5만원,부내의 경우는 3만원가량을 내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달평균 30여건의 경조사에 1백만원가량을 지출해온 서울의 김모 구청장도 판공비를 쓰거나 외부도움을 받아 처리해왔는데 외부도움이 뚝 끊겨 경조비를 줄이기로 했으나 체면때문에 결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부장인 장모씨도 『동료들이 모여 앉으면 「경조비 지출이 너무 많다」고 푸념하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서 동료들 가운데는 소득의 30%를 경조비로 지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신재호교수(심리학)는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각종 부조가 근본 취지를 벗어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보다는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몰려 경제적 불평 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체면이나 눈치보기때문에 이뤄지는 경조비관행은 하루빨리 개선돼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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