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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야 대표의 첫 만남(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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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야 대표의 첫 만남(사설)

입력
199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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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민주정치는 여야간의 언론가 열리고 대화가 거침없이 유통될때 활기를 띠게 된다. 대화가 막힐때 정치는 경색되고 정국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만나 중요한 국정현안에 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이견을 조절하며 공동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원활한 국가경영과 생산적인 정치를 위해서도 지극히 바람직한 것이다. 문민정부 출범후 빠르면 내주중에 성사될 첫영수 회담에 국민들이 각별한 관심을 쏟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하겠다.영수회담과 관련,김영삼대통령이 한국일보 창간 39주년 특별회견에서 보궐선거가 끝나면 이기택 민주당대표와 만날 생각임을 밝혔고 이에대해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영수회담을 수차 제의해온 이 대표가 『언제든지 만나 개혁,사정 및 민생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수락의사를 밝힌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대표가 16일 유럽방문길에 나설 예정이어서 회담은 출국전 또는 귀국후인 이달말께 등 택일만 남은 셈이다.

따라서 영수회담의 중요성은 그 시기에도 물론 있겠지만 어떻게 진행하는가 하는 실질내용에 달린 문제라고 할 것이다. 즉 회담의 의미를 단순히 청와대서만나 사진찍고 식사하고 환담을 나누는 이른바 「만남」 그 자체라고 하는 외형에 둘것인가,아니면 전국민적 관심사인 중요현안에 관해 본격적인 협의를 하는 「실질회담」에 둘 것인가하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이에대한 우리의 의견은 명백하다. 회담성사는 빠를수록 좋으며 성격은 반드시 실질적이고 내실있는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제3공이래 역대 통치권자들은 영수회담을 거의가 대국민과시용 이거나 대야당무마내지 회유,또는 야당분열을 의해 이용해왔던 것이 사실이며,경우에 따라서는 야당당수를 「친여사꾸라」로 만드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점에서는 김 대통령 자신이 정치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입은 피해자였음은 잘 알려진대로다.

아무튼 김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날 경우 협의해야 할 굵직한 현안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진행중인 비리척결과 개혁의 추진방법에 대한 이견이다. 김 대통령은 현재의 사정은 30년 군사정부가 저지른 누적된 부정부패를 하나하나 뿌리뽑는 역사적 작업이며 문민정부만이 할수있는 명예 혁명이라고 규정하며서 국민 90% 이상의 절대적인 지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만큼 야도 구태를 탈피,개혁에 동참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반해 이 대표는 진정한 개혁은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1인에 의한 초법적인 파행사정은 신권위주의를 낳게될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10대 과거청산 및 10대 개혁과제를 주장한바 있다. 이밖에 정부의 신경제 5개년계획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개혁과 신한국건설이 초기의 초법적 방법을 벗어나 법과 제도에의해 추진되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며,법과 제도는 장차 국회에서 여야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되는 일인만큼 영수회담에서의 이견조정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따라서 생산적인 회담과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김 대통령과 이 대표는 첫 영수회담에서 쓸모없는 치기나 고집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해야한다. 문민시대에 걸맞게 내실있는 회담의 선례를 만드는 한편 앞으로 영수회담을 정례화하는 계기로 삼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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