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업체 상호 변경안해… 추가조치 계속/이병철 전 회장 장손 이재현씨 「제당」 경영○「제당」경영 이미 익숙
○…삼성그룹의 계열사 정리방침에 따라 그룹에서 독립된 제일제당은 10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이재현씨(33·삼성전자 이사)가 제일제당의 경영을 맡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씨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형인 이맹희씨의 장남으로 지난해말부터 삼성전자 이사로 근무해왔으나 이미 제일제당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적이 있어 제일제당의 경영에는 이미 익숙한 편이다.
재계에는 이병철 전 회장이 생전에 이미 장손인 이씨에게 제일제당을 맡기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맹희씨 경영불참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제일제당을 이맹희씨의 부인인 손복남씨(안국화재 상무)에게 매각한다고 밝히자 이씨가 제일제당의 경영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았으나 이씨는 재현씨에게 제일제당을 맡기기로 한 것은 부친인 이 전 회장의 유언에 따른 것으로 자신은 직접 경영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이씨는 한때 「삼성그룹의 황태자」로 불리면서 그룹 경영에 깊이 참여했으나 부친과의 불화로 지난 71년 삼성그룹에서 완전히 떠났다.
이씨는 일년에 8개월 정도는 외국에서 보내고 있으며 서울에 있을 때는 신라호텔에서 머물고 있다. 평소 분재에 관심이 깊어 최근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 비료업체인 제일비료를 설립,회장직을 맡고 있다.
한편 제일제당은 현재 동방플라자에 있는 사옥을 옮기고 회사이름도 바꾸어 명실 상부한 독립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로고 교체토록 지시
○…재계는 삼성그룹의 계열사 정리작업이 그룹측의 주장과는 달리 상당히 오래전부터 추진돼왔으며 조만간 추가정리가 뒤따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의 이같은 추측은 삼성그룹이 지난 91년 그룹이미지를 통일한다는 뜻에서 동방생명을 삼성생명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번 정리대상에 포함한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은 물론 제일합섬 안국화재 등의 이름은 그대로 두면서 「삼성」이라는 상호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건희 그룹회장이 형제간 분리 등의 방법으로 이들 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이름을 그대로 두었다는 주장이다.
삼성은 지난 3월 그룹로고를 「SAMSUNG」으로 바꾸면서 대부분의 계열사에는 모든 간판과 명함,회사소개 유인물 등에 이 로고를 사용토록 지시하면서도 이들 기업에는 종전의 로고를 사용토록 해왔다는데 이 역시 이번 정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
재계는 이에 따라 삼성이 앞으로 계열사를 추가 정리하게 되면 제일합섬 안국화재 등 상호에 「삼성」이 들어가지 않은 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관측.
실제로 제일합섬의 경우 당초에는 정리대상이었으나 합작선인 일본의 도레이사의 반대로 보류된 상태이며 안국화재는 제일제당을 인수키로 예정된 손복남씨가 대주주여서 재계 관계자들의 관측은 맞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정숭호기자>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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