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휴경지 유지」 내세워 반대철회/보상금 올려 농민설득 근거마련/일괄 승인여부는 아직 미지수프랑스의 거부권 행사위협으로 마지막까지 성사가 불투명했던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간의 오일시드(유지작물) 협정이 8일 EC 외무장관회의에서 공식 승인됐다.
이로써 한때 대서양 건너 무역전쟁의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미·EC간 통상마찰은 일단 급한 불을 끈 셈이고 나아가 협상시한을 넘겨 7년째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이번에 EC 각료들이 승인한 오일시드협정은 지난 11월 미·EC간에 선언적으로 타결됐던 농산물협정의 일부분이지만 이 협정의 승인을 놓고 EC내 최대 농업국인 프랑스가 격렬히 반대함으로써 관심의 초점이 됐었다.
오일시드협정의 공식 승인은 아직 EC 각료회의의 일괄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미·EC간 농산물협정의 완전 타결에 돌파구를 마련했고 역시 농산물협정이 최대 쟁점인 UR협상의 연내 타결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프랑스가 국내의 비판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공식 서명한 오일시드협정은 EC의 오일시드 재배면적을 현재의 5백50만㏊에서 99년까지 5백12만8천㏊로 줄이고 이를 위해 93년에는 경작지의 15%를 휴경지로 하며 이후에는 최소한 10%를 휴경지로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프랑스가 우여곡절끝에 오일시드 협정에 서명하게 된데에는 지난달 EC 농업장관들이 휴경지 보상금을 에어커당 68.60달러에서 86.89달러로 인상키로 합의함으로써 농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어느 정도 마련됐기 때문이다.
또 농산물협정이 타결됐던 당시와는 달리 새로 들어선 우파정부가 총선실시와 같은 정치적 부담을 느낄 필요가 줄어들었고 올 가을 파종기 이전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는 시간상의 제약도 크게 작용했다.
오일시드협정이 미·EC간 농산물협정의 최대 쟁점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농산물협정의 일괄 승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 점을 의식,『프랑스는 농산물협정의 다른 부분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미·EC간 농산물 협정안에는 ▲94년부터 6년간 EC 수출보증금의 평균 21% 삭감 ▲EC의 대체곡물 수입제한 요구의 철회 등 특히 프랑스의 양보를 얻어내야 할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관련,프랑스는 오일시드협정의 서명과정에서 보듯 EC내의 불만을 대변하면서 이를 무기로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상황을 자국에 최대한 유리하게 변화시킨 이후에는 최종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태성기자>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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