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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클린턴과 일 같이 못하겠다”/“크리스토퍼등 풋내기”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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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클린턴과 일 같이 못하겠다”/“크리스토퍼등 풋내기” 비아냥

입력
199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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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전략등 잇단 실책에 불신 고조/경제부처 인사 늦어 교섭도 못해클린턴 미 대통령이 내정과 외교에서의 잇따른 실책으로 인기가 급락하자 일본내에서도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내정에서는 경제재정정책이 의회의 저항에 부딪쳐 교착상태에 빠졌고 그 여파로 의료보건제도 개혁안도 지지부진한데다 외교안보면에서도 보스니아개입 실패,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둘러싼 미·북한회담의 난조,우크라이나 핵보유 선언 등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백악관 여행국의 부주의한 직원해고와 흑인 여성의 사법차관보 지명철회 등으로 신용이 실추,정권 출범 1백일을 즈음해 전례없는 30%대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같은 사태를 직시한 일본의 관리들 사이에선 『전환기의 세계를 짊어질 지도자로서는 부적합하지 않는가』 『중요한 시기에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미국인들이 불쌍하다』는 등 클린턴을 비하하는 얘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관리들은 특히 보스니아사태에 강공책을 피력했던 클린턴이 유럽국가들의 반대로 이 문제를 흐지부지하자 아시아 지역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때 미국의 대응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미야자와(궁택희일) 총리주변에서는 오는 7월(7∼9일) 동경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일 정상회담을 통한 사전조율이라는 지금까지의 전례를 무시하고 G7회담의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

또 외무 대장 통산부같은 부처는 경량급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수출목표 설정방식을 주장하는 캔터 통상대표,환율정책의 기준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브라운 상무장관 등을 싸잡아 『미 의회에 영향력이 거의 없는 풋내기들』이라고 인신공격성 비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관여하는 바람에 지체되고 있는 미 정부의 인사문제도 미일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일본측의 주장이다.

일본의 경제부처에서는 미국측 카운터파트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어 미일 항공교섭,미일 구조협의(SII)를 대신할 협의기관 설치에 관한 교섭 등 각 분야에서의 여러가지 절충이 전혀 시작도 못한 상태라는 것.

자민당 일각에선 『미국도 일본의 정권이 약할 때 도와 주었기 때문에 우리도 클린턴 정권이 어려울 때 잘 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으나 외무부를 비롯한 관계에서는 『각 분야의 대미협상에서 일본의 전략을 새로 다듬지 않으면 안된다』며 강경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관료들의 클린턴에 대한 반감은 지난 4월 클린턴이 미·러시아 정상회담때 옐친 대통령에게 『일본인의 「예스」는 「노」라는 뜻』이라고 발언한데 대한 앙갚음인지도 모른다.<동경=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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