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홍콩과 5개월 합동작전/운반책·배후까지 일망타진4일 서울세관이 발표한 국내 경유 미국행 헤로인 국제밀수조직 적발사건은 국제 마약류 밀거래 수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한국 미국 홍콩 등 3국 수사기관의 합작품이다.
이번 수사에서 우리나라가 처음 주도한 통제배달(Controlled delivery) 방식은 마약이 적발된 중간지점에서 운반책을 체포하고 증거물을 압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밀거래 배후,조직,자금원 등을 모두 검거하기 위한 것으로 88년 유엔협약으로 채택된바 있다.
서울세관이 태국 방콕으로부터 한국시장 조사용 견본명목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반입된 롤러머신(직조기) 2세트안에서 헤로인 23㎏을 적발한 것은 지난해 12월24일.
이에 앞서 화주인 홍콩인 람 콴 야우자 키(28·운반책)는 같은해 10월말 방콕으로부터 반입된 이 화물을 서울세관 보세창고에 보관해오다 같은해 12월21일 입국,국내 판로가 없다는 이유로 대한통운에 미국으로 반송할 것을 위탁한뒤 출국한 상태였다.
서울세관은 「수상한 반입품」인 직조기를 드릴로 뚫어 검색,순도 1백%의 「쌍사자표」 헤로인 23㎏(소비자가격기준 2백20억원 상당)을 확인했다.
서울세관은 적발즉시 서울지검 강력부의 지휘아래 주한 미 대사관 소속 미 마약청 주재관 및 홍콩세관에 통보한뒤 같은달 28일 압수 헤로인중 5백g을 직조기에 다시 넣어 항공편으로 미국에 발송,통제배달작전에 돌입했다.
이후 미 마약청 LA지부 요원들은 LA에서 비디오숍을 운영하는 화물수취인 테리 웨이트를 즉시 검거하지 않은채 화물에 경보장치를 설치,수취인이 개봉하는 순간 덮칠 태세를 갖추었다.
홍콩세관측도 공급조직의 일원인 람 콴야우자키의 동태파악을 계속하며 미국내 밀매조직의 검거를 기다렸다.
그러나 미국내 조직들은 화물을 찾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미국내 관세사를 통해 화물을 샌디에이고의 한 화물창고로 운반한 것은 지난 2월초. 미 수사요원들은 바짝 긴장한채 화물이 최종 목적지로 운반되기를 기다렸으나 이들은 화물을 찾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 마약청은 통제배달의 정보가 새나간 것으로 판단,지난 3일 테리 웨이트와 그동안의 도청결과 파악된 또다른 밀매연락책 크리스터너 만 구소(32)를 검거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동시에 홍콩측에 연락,홍콩 최대의 폭력조직인 삼합회(트라이어드) 조직의 일원인 람을 검거토록 했다.
이로써 홍콩의 삼합회가 헤로인 최대 생산지인 황금의 삼각지대(미얀마태국라오스)에서 사들여 미국의 삼합회 지부로 보내려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헤로인 23㎏에 대한 통제배달작전이 완료됐다.<김승일기자>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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