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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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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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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카자(CASA)라고 한다. 「작은 집」이라는 뜻이다. 슬롯머신의 원래 뜻이 「동전구멍」에서 유래한 것과 어쩌면 일맥상통한다. 일확천금의 사행심을 부추기면서 떼돈을 벌고,갖은 비리와 특혜로 나라마저 마구 들썩이게 만드는 이런 엄청난 도박들의 어원이 한결같이 「작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게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 ◆카지노가 「작은집」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어서인진 모르지만 들끓는 수사 및 세무조사 촉구 여론에도 당국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어제 야당 당수는 회견에서 10대 청산·개혁과제중 여섯번째로 카지노의혹을 꼽고 『카지노 수사 포기가 안기부 치부와 직결돼 있다는 중대정보가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제 「작은 집」 문제가 사정의 형평성과 도덕성을 가늠하는 잣대로까지 등장한 셈이다.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혐의만으로도 카지노는 「작은 집」이긴 커녕 큰 구멍이 숭숭 뚫린 아방궁이라 할만하다. 어제 본지 사회면에 소개된 카지노 출입 재일동포의 거액송금 영수증으로 드러났듯이 카지노란 엄청난 외화들이 들락날락해온 무법천지의 큰 구멍이자 치외법권지역에 다름 아니다. 물론 그 구멍으로는 세금이 통째로 빠져나갈 수도 있고,해외 폭력조직마저 연계된 검은 자금들이 흘러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카지노의 이같은 탈세·외화유출 등 혐의에 대해 사정의 중추인 검찰과 국세청 등이 계속 눈감고 묵살하거나 조사착수를 미루고 있다는 보도들이다. 카지노의 경우 워낙 거물들과 물밑로비가 이뤄져온 탓에 검찰로서는 실태에 대해 생소해 단서잡기가 어렵다는 것이고,국세청도 탈세적발이 일반적 조사로는 접근이 어려워 특별세무조사를 벌여야 하는데 자체 판단만 가지고 선뜻 나서기가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슨 의혹이든 일단 일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커지는게 그 속성이다. 새시대 정신 확산이나 국민적 개혁동참의욕 고취,사정의 성공적 수행 등은 나라의 미래가 걸린 역사적 과제들이다. 이런 큰일들의 추진이 하찮은 「작은 집」문제 따위로 지장을 받게 할 수는 없다는 국민적 소리를 당국은 이제라도 귀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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