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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팽팽한 이견… 서둘러 종료/미­북 회담 대표단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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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팽팽한 이견… 서둘러 종료/미­북 회담 대표단 표정

입력
1993.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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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늘 만남 결론없이 끝났다”/북 “결렬 아니다… 12일 이전 재회”미·북한간 2차 고위급회담이 개최된 4일 뉴욕 유엔주재 미 대표부 건물 12층 회의장 주변은 회담 시작전부터 긴장감에 휩싸였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도 굳게 입을 다문 양측 대표들이 상오 10시(한국시간 하오 11시) 조금 못돼 회의장에 입장,상호 의견절충을 위해 본격적인 「최종담판」에 돌입했다.

이미 1차 회담을 통해 각자 입장을 통보하고 상대측 진의를 파악한 양측은 회담시작부터 본론에 들어가 구체적인 타협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쌍방 대표들은 팽팽한 의견공방끝에 양측 입장조율에 한계점을 인식한듯 회담 개시후 2시간반만인 낮 12시반께 회담을 서둘러 종료했다. 묵묵히 회담장을 빠져 나오던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제1부부장은 건물 밖에서 대기하던 수십명의 보도진이 몰려들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강 대표는 회의결과를 묻는 기자들에게 『오늘 회의는 끝났다. 우리와 미국은 회담을 통해 조선반도 핵문제를 확인했다』고 다소 모호하게 답변했다.

강 대표는 그러나 『회담이 결렬됐느냐,추가회담은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질문에 『아니다』고 부정한뒤 『다음 회담은 쌍방이 논의하여 할 수 있다』며 3차 회담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이어 『차기 회담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이 발효되는 오는 12일 이전에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짧막히 대답했다. 뒤이어 다소 피곤한듯한 표정으로 나타난 갈루치 대표는 『오늘 회담은 끝났으며 북한 대표와 오찬을 함께 하고 헤어지기로 했다. 회담 결론은 없다』고 밝혀 뉴욕회담이 일단 결렬됐음을 시인했다.

갈루치 대표는 회담후 유종하 유엔주재 한국대사 등 한국대표부 인사들을 초청,2차 회담 결과에 대해 브리핑했다. 유 대사는 갈루치와 만난뒤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협상대상국이 아닌 이상 밝힐 수 없다』면서 『미·북한간에 3차 회담을 갖는다는 합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소식통들은 양측 대표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북한측이 미국의 최우선 요구사항인 NPT 복귀요구에 끝내 양보의사를 밝히지 않을 소지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NPT 탈퇴번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북한측 대표들이 평양 고위층의 지침을 받을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또다시 회담을 가질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평양으로부터 새로운 제안을 받아가지고 나올 경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있다는게 일부의 시각이다. 10일의 제3차 회담설이 대표적이다. NPT 시한만료 직전 조건부 NPT 복귀를 선언하는 자리로 미국측이 재협상 무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쉽게 입장을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회담실패에 따른 국제적인 비난과 책임을 면키 위해 정상회담 등 남북회담 공세에 주력할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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