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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총선 물갈이론/민자당 구도 대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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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총선 물갈이론/민자당 구도 대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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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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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정치 새모습” 기정사실화/구 여권 불안감속 분열 우려도민자당에 소리없는,그러나 거센 진동이 일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15대 총선에서의 물갈이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15대 물갈이론」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공론화되지 않은 상식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개혁정치가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재산공개·사정정국으로 당내 각계파의 입지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열요소를 안고 있는 물갈이론을 그 누구도 언급하길 꺼려했다. 일종의 기피사항으로 잠복해 있었던 것이다.

김덕룡 정무장관이 한 토론회에서 「15대에서의 인적변화」를 언급했다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던 것도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말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통령이 『15대 공천과정에서 도덕적·개혁적 인물을 배려하겠다』고 언급,이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깊고 넓게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15대 총선후의 민자당,나아가 정치판의 모습은 지금과는 현저하게 달라지리라는 것은 기정사실로 돼가고 있다.

당일각에서는 김 대통령의 발언을 「좋은 사람을 공천한다」는 원칙론이라고 축소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대사조가 개혁과 변화쪽으로 물줄기를 트는 현 시점은 김 대통령의 발언을 원칙론 이상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이같은 해석은 현 정권의 차별성에 근거하고 있다. 현 정권이 5·6공과의 차별화를 선언했고 지난 30년을 편법과 부패로 얼룩진 시기로 규정한 마당에 반개혁적 인물의 청산은 필연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개혁정치는 현 정권 이후까지 계속될 과제이기 때문에 김 대통령이 장기적 포석으로 개혁적 인물을 충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반면 물갈이가 예고일뿐 현실화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의견도 당내에 상존해있다. 3년후의 상황을 현 시점에서 재단하는 것은 성급한 예단이라는 반론이다. 즉 개혁정치의 성패여부,경제회생여부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민정계의 한 중진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다. 3년후의 정치역학구도,개혁정치의 양상에 따라 물갈이여부나 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갈이는 현재 진행되는 개혁드라이브가 성공할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새정부의 개혁정치가 순항하리라는 것은 정치권의 지배적인 견해다. 문민정부의 정통성,사회분위기의 일신이 이루어진 상황이므로 개혁주체 세력들의 일탈만 없다면,현 정권은 긍정적인 결과를 잉태하리라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15대 공천 역시 이변이 없는한 개혁의 기조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민자당은 김 대통령의 물갈이 시사를 일종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개혁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새정치의 울타리에 설 수 없다는 경고라는 것이다.

이처럼 김 대통령의 얘기는 공식적으로는 『개혁에 적극 참여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계파간에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계는 보다 강한 목소리로 실질적인 의식전환을 강조하는 반면 민정·공화계는 『우리는 시한부 정치인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떨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산공개나 사정정국에서 생채기를 입은 민정계 의원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개혁에 참여하는 길이냐』고 반문한다. 뭔가 기여하려해도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또 민정·공화계중 별로 흠집없는 의원들은 『개혁성을 계파로 구분지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불식시키지 않으면 결국 분열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계는 『3년후에도 계파란 말이 존재하겠는가. 그 기간이면 모든 의원들의 개혁성이 선입견없이 검증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계파의 무의미함을 강조하면서도 민주계 의원들은 『지난 시절 특혜권밖에 있었고 왜곡된 정치구조를 바꾸려한게 우리다』고 차별성을 분명히 했다.

민정·공화계 일부의원들이 제기하는 3년후의 공천기준,개혁동참방법에 대해서도 민주계는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한듯하다.

민주계가 주장하는 것은 바로 실질적인 변화다. 깨끗한 정치,성실한 입법활동 및 지역구활동,투기나 특혜와의 단절 등이 민주계의 공감대이다.

당내에는 물갈이론이 공개적 토론의 장으로 나와 개혁참여방법 등이 일정하게 정리되길 바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정도 분위기가 조성되자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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