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경찰비리 청산 스스로 “칼”/증거확보 미비등 문제노출도경찰이 4일 이상달씨(54)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함으로써 지난달 28일 시작된 경우회의 기흥골프장 변칙 양도사건은 수사착수 1주일만에야 제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검찰이 이날 이씨의 영장에 대해 재지휘를 내려 이씨의 혐의사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증거확보는 물론 무엇보다 잠적중인 옥기진씨의 검거에 주력해야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영장내용상 이씨와 옥기진씨는 1백98억7천만원짜리 공사계약을 3백33억2천만원짜리로 허위계약서를 작성,차액을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를 사법처리하면서 전직 치안총수 5명의 은행예금 계좌추적을 의뢰했다고 밝힘으로써 사건의 본질에 칼을 들이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씨와 옥씨의 사기극으로만 다루는 것 같았지만 사건에서 갑자기 전직 치안총수 5명의 이름이 튀어나온 이유는 경찰 수뇌부의 말처럼 『1백34억의 거액을 챙기는데 이씨와 옥씨가 봉이 김선달이 아닌바에야 경우회 고위인사들의 묵인·방조내지는 금품수수 등 의혹이 없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찰이 자신의 조직,그것도 전직 총수들의 비리에 칼을 대는 것은 이씨와 이씨를 감싸온 5·6공 경찰수뇌부의 전비청산이 없이는 새시대 경찰이 올바르게 설 수 없다는 절박하고도 광범한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5·6공 경찰 TK인맥의 황태자처럼 처신해온 인물이었고 경남 합천출신으로 경희대를 졸업한 골프장 사업자라는 것이 알려진 공식이력의 전부다. 하지만 이씨는 소환을 앞둔 박배근 경우회장의 9대 치안본부장일 당시 「치안본부장실을 안방 드나들듯하며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해 경찰관들의 눈총과 함께 힘있는 인물이라는 큰손으로 통했던 사람」이다.
이씨가 어떻게 당시 경찰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는가 하는 것은 앞으로의 수사에서 밝혀질 부분이겠지만 합천출신으로 당시 권력층과 출신지역이 같다는 점,후에 치안본부장을 지낸 K씨와도 동향이며 친구의 동생으로 연이 닿았다는 정도만이 알려져 있다.
이씨가 식사자리 등을 마련할 때 P본부장이 직접 『동생』이라고 소개했고 경찰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지금도 경찰청내에서는 이씨 때문에 인사에서 밀려났다고 믿는 간부들이 있는 실정이다.
5명의 전직 치안총수들은 이씨가 기흥골프장 사업에 참여한뒤 몇차례의 공식,허위계약을 맺을 당시의 경우회장이거나 치안총수들이지만 실제로는 이씨를 오히려 경원했던 사람도 있었다. 대신 이씨와 깊은 관계로 알려진 또 다른 총수의 이름은 빠져있어 수사팀의 고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씨는 수사시작후 입원한 병원에서 『내가 입을 열면 여러사람이 다친다. 이번 사건은 전·현직 경찰 간부들의 싸움』이라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수사진척에 따라 기흥골프장 사건은 과거 경찰비리의 청산작업으로 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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