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내 행정은 물론이고 사정도 물흐르듯 순리로 시행되는게 당연하다. 뭔가 부자연스럽고 앞뒤가 맞지 않거나 다른 일과도 비교되는 경우가 생겨서는 누구의 눈에도 거술리게 되고 입방아에도 오르내리게 마련이다.정부는 그제 슬롯머신을 없애버리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비호세력 유착·조직폭력 기생·국민적 사행심 조장 등 말썽의 씨앗을 아예 뿌리째 뽑겠다는 강력한 사정의지의 표출이라 할만하다. 또 대통령이 검찰 수뇌진을 조찬에 불러 슬롯머신사건으로 제살마저 도려낸 것을 위무·격려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을 당부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포항제철이 창립 4반세기만에 처음으로 1백여일동안의 집중 세무조사를 당한 끝에 장기군림했던 박태준 전 회장의 엄청난 비리와 축재를 밝혀낸 것도 부패척결의 사회적 호응을 받은 일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국민들간에 궁금증의 하나로 돌출되고 있는 것은 슬롯머신을 능가하는 사행업소인 카지노에 관한 것이다. 구속된 슬롯머신 대부로부터 시작,신문들과 여러방송 매체에서까지 카지노 비리를 사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다 야당이 국조권 발동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는데도 정부나 사정당국이 요지부동인 것이다.
최근 검찰이 『카지노에 대해 수사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하면 청와대 대변인도 그같은 견해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세청마저 특별세무조사 계획을 세운바 없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슬롯머신은 아예 없앤다면서 카지노수사도 않겠다고 하고 있고,포철은 4반세기만에 세무조사를 했으면서도 지난 64년이래 세무조사 성역이었던 카지노는 여전히 건들이지 않겠다는 이유는 객관적으로도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검찰이 대통령의 당부대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면 검은 슬롯머신업계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카지노를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고,국세청도 여론이 들끓는데 언제나 할 수 있는 세무조사 한번 않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이 팽배하면서 카지노 대부에 관한 의혹이 점증하고 있다. 3년마다 허가를 갱신케 되어있는 카지노업소인데 30년 가까이 그 업계에 군림해온 대부와 그 주변의 지도층 인사들 및 정치권 비호세력의 실체가 국민들에게 어찌 궁금하지 않을 것인지를 묻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부자연스러움과 의혹의 와중에서 카지노 특혜가 연일 밝혀지고 있음도 주목된다. 슬롯머신에는 적용되어온 부가세 징수가 카지노엔 면제되어 왔었고,91년의 사행업소 허가요건 강화때 카지노만 예외였으며,건축법 규제도 오랫동안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경위들이 두루 해명되어야 마땅하다.
정부나 검찰·국세청은 차제에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 카지노업소의 실상부터라도 파헤쳐보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 더 이상 무턱대고 부인만 계속하는건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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