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상영중… 감독폭행 이어 또 물의일본의 우익 폭력조직이 지난해 사회고발 영화를 제작한 감독에게 폭행을 가해 얼굴에 상처를 낸데이어 이번에는 그 감독의 신작을 상영하던 극장에서 화면을 칼로 도려내 물의를 빚고 있다.
30일 하오 동경의 니치게키 도호(일극동보) 극장에서 이타미주조(이단십삼)감독의 최신영화 「대병인」 상영중 갑자기 객석에 있던 한 남자가 무대위로 올라가 대형화면을 칼로 9m정도 찢어버렸다.
범인은 도망치다 극장 종업원들에게 붙협혀 경찰에 인계됐다. 우익단체의 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범인 야마자키(산기일홍·24·회사원)는 『이타미감독이 앞서 제작한 「민폭의 여자」에서 일장기를 너무 소홀이 취급했기 때문이다』라고 범행동기를 털어놓았다.
야마자키는 범행에 앞서 「공갈장면의 소도구로 일장기를 이용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천벌을 내린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전단을 극장안 여러곳에 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문제의 우익단체는 지난 12일부터 29일까지 이타미감독 작품을 배급하고 있는 도호본사(천대전구유락정) 앞에서 가두선전 차를 동원해 「민폭의 여자」에서의 일장기 취급에 대한 항의를 시위를 계속해왔다.
「민폭의 여자」는 동경의 일류호텔을 무대로 총지배인과 변호사가 힘을 합쳐 호텔에 기생하는 폭력단을 격퇴한다는 내용인데 이중 폭력단이 일장기를 펄럭이는 차를 타고 호텔에 들이닥치는 장면이 우익단체의 반발을 사고있다.
이타미감독은 「민폭의 여자」를 공개한 직후인 지난해 5월22일 세다가야(세전곡)구 자택앞 주차장에서 괴한 여러명에게 칼로 얼굴과 목에 상처를 입는 등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으며 당시 경찰에 검거된 야마구치구미(산구조)계 폭력단 5명에 대한 공판이 현재 진행중이다.
이타미감독은 30일밤 늦게 기자회견을 갖고 『작년에는 내 얼굴이,그리고 이번에는 우리 영화인들의 직업상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이 칼로 그어졌다』면서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폭력으로 위협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라고 비난했다.<동경=이재무특파원>동경=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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