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곳 전쟁 동시개입 불능 판단/소홀한 한쪽 현상유지에 의문뉴욕 타임스가 30일 공개한 미국 국방부의 「윈 홀드 윈」(WinHoldWin) 전략구상은 미국 방위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군사전략 입안자들이 구체적인 예로 지적했듯이 미국이 중동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도중에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한국전선에서 공군력과 제한적인 지상군만으로 방어전을 벌이다가 중동전쟁이 승리한 이후에야 군사력을 한국전선으로 집중시킨다는 전략이 「윈 홀드 윈」의 요체다.
즉 이 전략은 미국이 2개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는 방위환경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냉전후 처음 부시 행정부가 택했던 군사전략과는 판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이 군사전략은 현재 입안단계로 클린턴 대통령의 결재가 남아있다. 그러나 예산적자 해소방안으로 국방예산 삭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온 클린턴 행정부가 이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클린턴 행정부가 콜린 파월 합참의장에게 요청해 구상해낸 군사전략은 3가지이다.
첫째가 동시에 두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12척의 항공모함과 지상군 12개 사단 및 24개 항공단을 필요로 하는 전략으로 부시 행정부가 선호했던 방법이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예산 삭감규모로는 이 전략의 채택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둘째는 「윈 홀드 윈」 전략인데 파월 합참의장의 구상에 따르면 여기에는 10척의 항공모함 지상군 10개 사단 20개 비행단이 필요하다.
동시에 두곳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은 우선 한국전쟁에 치중해 이를 승리로 이끈후 다른 전쟁으로 군사력을 이동시킨다는 내용의 이 전략은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방비를 삭감하면서 동시에 2개 이상의 전쟁수행능력을 갖게 하므로 세계 지도국가로서의 역할에 민감한 클린턴 행정부에 적합한 전략이라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셋째는 8척의 항공모함 지상군 8개 사단 16개 비행단으로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전쟁을 한 곳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군사적 위험이 따를뿐 아니라 민주당이 군사력을 약화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레스 애스핀 국방장관은 「윈 홀드 윈」 전략을 갖고 국가보안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친후 클린턴 대통령에게 권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국방부 관계자들은 국내적으로는 국방예산 삭감공약과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방위공약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냉전이후 군사전략으로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 전략에 대해 공군과 해병대측에서는 긍정적 반응을,해군으로부터는 부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군사평론가들중에는 「윈 홀드 윈」 전략이 실제상황에서는 「두개의 전쟁에서 모두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한쪽에서 이길지라도 다른 한쪽에서는 패배당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이 91년 대이라크전 같은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중 북한이 남한을 공격했다고 가정할 때,제한된 지상군과 공군력만으로 중동전을 이길 때까지 한국전선을 현 상태로 방어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뉴욕=김수종특파원>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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