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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피치미술관 폭탄테러/수구세력 반항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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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피치미술관 폭탄테러/수구세력 반항설 제기

입력
1993.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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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혁분위기 불안조성 의도/체포위기 마피아 관련설도 유력【파리=한기봉특파원】 27일 이탈리아 피렌체(플로렌스)에서 발생한 우피치미술관 폭탄테러로 이탈리아 사회가 큰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이 폭탄테러는 지난해부터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에 대한 마피아 조직의 공개적 도전으로 일단 여겨지고 있다. 또한 지난 14일 30여명의 부상자를 낸 로마 폭탄테러 3주후에 유사한 성격의 테러가 다시 발생함으로써 이탈리아 반도가 70년대 후반과 같은 테러공포시대로 후퇴하는게 아닌가하는 우려도 낳고 있다.

우피치미술관 테러는 이 미술관이 이탈리아 최고 최대의 미술관으로서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르네상스 미술의 보고라는 점에서 국내외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미술관앞 골목에 세워둔 폭탄차량에 의한 테러로 16세기 건물인 미술관 서쪽 날개가 크게 부서졌으며 거의 모든 유리창이 박살나면서 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미술관과 소장미술품의 피해도 막대했다. 델 피옴보의 「아도니스의 죽음」을 포함,루벤스와 반다이크의 작품 등 30여점이 유리파편에 찢기면서 심하게 훼손됐다.

소장품중 가장 유명한 보티첼리의 「봄」과 「비너스의 탄생」 마르티니의 「수태고지」 미켈란젤로의 작품 등은 다행히 방탄유리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았을 뿐이다. 인류의 유산인 예술에 대한 테러를 가장 비열한 행위로 규정,수사에 착수한 정부는 3주전의 로마테러와 같이 이번 사건을 일단 마피아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계파보스들의 체포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마피아 조직이 현 시점에서 숨을 돌리기 위한 유일한 방편으로 테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피아 전문가들은 마피아 조직이 테러의 무대를 시실리에서 본토로 옮기고 있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무차별 테러는 사회불안을 조장,정부에 대한 강력한 압력과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테러가 최근 이탈리아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부정부패 수사와 개혁추진에 대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득권 보수계층은 사회위기와 혼란·공포를 조장함으로써 개혁의 부작용을 부각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최근 밀라노 검찰의 이른바 「깨끗한 손」 수사에는 지도급 인사를 포함,3분의 1에 가까운 정치인과 대기업 간부들이 뇌물수수로 구속됐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테러는 불순세력이 가담한 정치적 음모의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우피치미술관 테러이후 피사의 사탑 등 유적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는 등 이탈리아정부는 계속될지 모르는 테러에 대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이번 테러 역시 국민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70년대 후반과 80년대초 일어난 일련의 테러들처럼 진상은 밝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러가 계속 이어질 경우 현재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이탈리아의 개혁과 변혁은 중대한 타격을 받을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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