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해군 총장명퇴역」에 어두운 그늘/우렁찬 팡파르속 참석자들 침묵일관26일 거행된 해참총장이 이·취임식은 해군의 오늘을 상징하듯 시종 숙연했다.
관악산을 마주보는 버드나무가지가 따가운 햇볕을 못이겨 늘어진 한낮의 대방동 해군본부 연병장. 한달후의 해군본부 계룡대 이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진 총장 이·취임식은 김철우대장의 전역식을 겸한 것이었다.
군고위장성과 내외 귀빈들은 속속 도착해 서로 인사를 나눴지만 그리 밝은 표정들은 아니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합참의장 이·취임식의 당사자인 이필섭 합참의장과 이양호 공참총장의 모습이 나타나자 식장은 다소 술렁거렸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이 의장의 미소는 다소 어색했다.
단상에 도열한 해군 고위장성들은 침묵을 지켰다. 자신들에게 와닿는 시선이 거북스러운듯 했다. 이들에게 쏠렸던 시선은 권영해 국방부장관과 전임·신임 총장이 나란히 들어서자 한 곳으로 집중됐다.
하얀색 여름 정복차림에 흰장갑을 낀 이들 신·구 총장은 곧바로 단상 좌우에 앉아 연병장의 장병들을 주시했다. 두손을 가지런히 모은채 연병장을 둘러보는 김 전 총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듯 했다. 사회자가 「면 해군총장 명 퇴역」이라는 명령서를 낭독하자 잠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권 장관에게 전달된 해군기가 김홍렬 신임총장에게 건네져 지휘권이 이양되자 식장에는 웅장한 팡파르가 울렸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한듯 권 장관은 훈시를 통해 김 전 총장의 업적을 상세히 열거한뒤 『해군의 장래는 매우 밝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김 전 총장은 이임사를 담당하게 읽어내려갔으나 이따금 말이 끊어졌다. 신임 김 총장의 취임사 낭독때는 시선을 내리깔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총장의 취임사에서는 「도덕·청렴」 「깊은 반성」 「새로운 사고와 각오」 「개혁의 의지」 등의 말이 자주 나왔다.
이·취임식은 김 전 총장에 대한 경례로 30분만에 끝났다.
권 장관은 김 전 총장의 손을 잡고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위로했고 김 전 총장은 『고맙습니다』는 말로 답례했다.
전임·신임 두 총장은 악수를 나누면서 한동안 아무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모든 참석자들이 필요한 최소한의 말만 한 하루였다.<이충재기자>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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