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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너무 많이 풀린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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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너무 많이 풀린다(사설)

입력
1993.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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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돈이 너무 풀렸다. 인플레가 우려된다. 그런데 「신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일부 주요경제 관료들은 현재 불황으로 설비시설에 여유가 있어 통화량을 더 늘려도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통화증발에 의한 경기자극책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 「신경제」 주도세력들의 이러한 총수요 확대론이 더욱 걱정된다. 우리는 이들에 대해 자금의 흐름과 경제상황에 유의할 것을 지적하고 싶다.불황으로 가동률이 낮을 때에는 돈을 더 풀어 소비와 투자를 자극,경기를 활성화해도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옳다.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처방이다. 30년대초 미국을 세계적 대공황으로부터 구해준 케인즈의 유효수요 이론이 바로 이 정책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올해 들어서부터 정부는 두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총통화의 신축적 운영 등 금융긴축정책을 크게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뚜렷한 활성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정부의 경제정책 주도자는 이 점을 통찰해야 한다. 한은에 따르면 24일 현재 총통화는 현금 10조2천5백억원,요구불예금 15조7백억원,저축성예금 74조9천8백억원 등 모두 약 1백조3천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통화량이 처음으로 1백조를 돌파한 것이다. 또한 지난 4월말 현재 총통화 증가율은 17.9%,약 5조원이 과잉공급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화가 과잉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부터로 지적된다. 경기침체로 성장률이 1·4분기 7.4%에서 그뒤 매분기마다 5.9%,6.3%,2.8% 등 급락했음에도 총통화량 증가는 18.4%를 유지했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물가안정에 따른 총수요 억제정책으로 통화량을 18.4%선으로 억제하는데 상당한 정책역점을 둬 왔었다. 새정부의 경제정책 주도자는 이러한 경직된 통화량 억제가 오히려 경기의 급랭을 가져왔다고 비판,새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연초부터 통화긴축을 완화했던 것이다.

어떻든 돈을 풀어도 경기는 별로 부양되지 않고 있다. 돈이 제조업에 들어가 있지 않고 가계와 금융에 적체해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 사이에 아직 투자마인드가 살아나지 않았다.

대외적으로는 일본,미국,EC 등 선진권의 경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하지 못해 수출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하나의 요인이다. 최근 「엔고」 현상으로 부분적으로 수출이 늘었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우리의 수출경쟁력 약화로 기회가 와도 옛날과 같은 수출증대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대내적으로는 사정한파에 따른 단기적인 부의 영향을 지적할 수 있게 됐다. 재벌 등 기업들이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나 새정부와의 관계정립 방안 등에서 아직 탐색단계이므로 투자를 결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이 크게 작용한다고도 할 수 있다.

통화팽창에 의한 경기부양책은 지양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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