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상황 언론에 유출땐 검찰불신 가중”/조사실접근 24시간 통제○…정덕일씨가 검찰조사에서 『이건개고검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4억원을 빌려주었다』고 진술한 데 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은 차용증을 써준뒤 뇌물을 받는 일이 다반사라고 지적한뒤 『차용증유무가 뇌물수수 판단의 관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뇌물수수 당시 차용증은 법망을 피하기 위한 편법일수도 있다』며 『차용증에 변제예정일자,이자지급방법 등이 적혀있지 않거나 빌린후 실제로 원금과 이자를 갚은 사실이 없는한 차용증이 있다고 뇌물수수 혐의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은 이건개고검장의 수뢰사실을 간접부인하는 대검의 발표를 전해 듣고 이번사건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검사들은 『이 고검장이 수뢰혐의에 대한 언론보도와 대검발표중 어느 것을 믿어야 되느냐』며 『이 고검장이 정씨 형제로부터 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고 반문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된 것은 서울지검 수사팀의 수사상 하자때문』이라며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이 고검장의 수뢰혐의를 언론에 흘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내 슬롯머신업계의 비호세력과 안영모 동화은행장의 불법비자금 조성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가 25일 이건개 대전고검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희석시키는 내용의 정덕일씨 진술을 일부 공개한 것과 동시에 논란을 거듭하던 김종인의원의 소환시기를 26일로 전격 발표해 검찰안팎에 충격파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이 고검장의 사법처리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던 대다수 검찰관계자들은 이 고검장의 혐의사실이 정덕일씨와의 채권·채무관계라는 정씨의 진술내용이 알려지자 『영문을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한 소장검사는 『김 의원의 소환시기를 공개해 검찰내 비호세력 수사에 집중된 따가운 시선을 돌려보내는 고육지책이 아니겠는냐』고 분석했다.
○…검찰내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25일 12층 중수부 사무실과 15층 특별조사실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을 막아 외부인의 접근을 일절 금지하는 등 보안조치를 마쳤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내부선배들을 상대로 하는 수사인 만큼 수사진전 상황이 언론에 흘러나간다는 것은 검찰조직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일뿐』이라고 보안유지 조치를 설명했다.
○…이날 상오 10시30분께 서울 서소문 대검청사 서쪽현관에 수사관 2명과 함께 도착한 정덕일씨(44)는 상기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점퍼차림의 정씨는 『할말이 있느냐』 『검찰에 출두하기전 대책회의를 가졌느냐』는 등의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을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사진촬영 요구에는 순순히 응했다.
○…이 고검장과 슬롯머신 업자로부터 쏘나타승용차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승희 김포지청장(37)은 검찰의 자체수사 착수이후 이틀째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검장은 이날 상오 대전고검장 부속실로 한차례 전화를 걸어 여직원에게 『자리를 비우지 말라』는 지시만 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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