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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신경제 마케팅」/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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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 「신경제 마케팅」/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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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경제정책」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정책을 상품으로 파악,세일을 하지 않으면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경제기획원은 지난달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경제부처장·차관과 주요 실무국장 청와대 경제팀 등 1백여명을 대상으로 1박2일 일정의 「신경제 대토론회」를 벌였다. 김영삼대통령도 참석했고 신경제 정책의 주역인 박재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특강을 했다. 이경식부총리 말대로 「신경제 부흥회」를 가진 것이다. 경제기획원은 이 대토론회를 계기로 범정부차원에서 신경제 홍보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경제정책을 상품으로 파악해 적극적인 세일을 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세일의 방법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책세일의 시장구조가 과거의 셀러즈 마켓(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지금은 바이어즈 마켓(구매자 위주의 시장)으로 변했는데도 마케팅 전략은 과거와 같다. 독과점업체가 신상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강매하는 식의 정책마케팅이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공시절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군 중대장이 이 기관의 박사와 연구원들을 모아놓고 『총통화가 너무 많이 공급되면 물가가 불안해진다』는 등의 경제교육을 시켰다는 얘기는 강매형 정책세일의 전형이다.

예비군 중대장도 『최고의 경제학자인 여러분을 대상으로 경제교육을 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지만 그 때는 그게 어느 정도 통했다. 지금의 경제교육이 이같이 경직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방식이 상품 강매형인 것만은 분명하고 그 경직도가 갈수록 강해져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었어도 안팔리면 소용이 없다. 『만약 신경제정책이 실패한다면 그 원인은 마케팅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경제전문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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