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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귀국후 연구·집필 전념”/동구권등 여행 격변현장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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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귀국후 연구·집필 전념”/동구권등 여행 격변현장 공부

입력
199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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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거리… 측근들 거처물색영국 케임브리지대서 연구활동중인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는 6월27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측근들은 집필활동에 알맞은 조용한 거처를 물생하는 등 준비에 부산하다. 또 민주당 지도부도 DJ귀국후를 고려하며 김 전 대표의 움직임에 바짝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으로 김 전 대표를 방문하고 돌아온 측근들이 전하는 바를 종합하면 김 전 대표의 정계은퇴 의지는 여전히 확고부동하다. 한때는 심적인 갈등도 많았으나 5월이후로는 완전히 평안을 되찾았으며 연구,집필,강연 등에 전념하겠다는 분명한 삶의 목표가 확고하게 설정됐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체코,루마니아,독일방문을 수행한뒤 지난 21일 귀국한 남궁진의원은 김 전 대표가 『귀국후 서울 근교에서 집필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이 또한 김 전 대표의 정치불간섭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측근들은 귀국후 김 전 대표의 「거처」와 관련,동교동자택에 머물면서 목동 친척집을 오가는 방안,한동안 고향인 하의도에 은거하는 방안,서울근교에 머무는 방안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근교를 택함으로써 김 전 대표는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턱이 닳아질」 동교동자택을 피한 것은 정치와의 거리를,멀고 외딴 곳인 하의도를 택하지 않을 것은 연구·집필의욕의 강도를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측근들은 현재 서울근교 지역을 뒤지며 임대가 가능한 소규모 별장식 주택을 물색중인데 다산 정약용선생의 생가가 있는 남양주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측근들은 귀국직후의 집필활동에 대비,한국현대사 관련자료를 본격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자문역할을 맡을 학계인사들과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측근들의 부산한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5월초 세계지도자회의 참석차 포르투갈에 간 길에 수아레스 대통령과 면담한데 이어 지난 11∼17일 루마니아와 체코,독일을 방문,주요 정치지도자들과 폭넓은 대화를 갖고 유럽의 현장연구에 몰입했다.

독일방문은 영국체류후 두번째의 일로 통일이후의 제반 부작용과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살피기 위한 것이었다는게 남궁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튀링겐주 사회부장관 프랑크 피츠슈와의 대화를 통해 토지소유권문제,동독인들의 사회적 기회보장문제 등 통일이후의 현실적 문제들과 관련해 커다른 이해를 보탰다는 것이다.

루마니아는 체제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와 몰도바공화국과의 통일논의를 고려할때 특정적인 나라로,체코는 체제격변후 국토분단을 겪는 나라로 김 전 대표의 관심을 끌었다.

김 전 대표는 바츨라프 하벨 체코대통령과 ▲평화적 국토분리과정 ▲체코·슬로바키아 양국의 우호관계 ▲반체제활동 경력 ▲체제변화후의 부작용 해결노력 ▲한·체코간 협력방안 등에 대해 환담했다. 남궁 의원은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을 체코의 유력지 믈라다 프론타 드네스(젊은 전선)지가 대대적으로 보도,『두 사람은 바웬사 사하로프 방려지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반체제 인사였다』고 소개하는 등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한편 니콜라에 바카로이우 총리 에밀 콘스탄티네스쿠 민주협의회 총재 등 루마니아 정계인사들과의 대화에서는 ▲개혁 공산주의의 지향점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에 따른 의식혼란 ▲한반도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인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남궁 의원은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이같은 현장방문 경험을 귀국후의 활동과 직접 연결시키려고 구상중이며 귀국후 우선 통일문제,동남아의 민주화문제 연구 등에 전명하겠다는 결심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남북한 통일과 관련,루마니아의 유혈사태를 답습할 수도 있는 북한의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북한내의 민주화 가능성 연구 등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귀국후 영국에서 체득한 연구결과의 마무리작업에 한동안 전념한 뒤 곧바로 원래 목표인 한국 현대정치사 연구집필에 들어갈 계획이다.

8월께면 진용이 갖춰질 자문교수단과 역사의 흐름에 대한 토론을 갖고 가닥을 잡은뒤 독자적인 사관에 따라 현장경험을 풍부히 담은 현대정치사를 집필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김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전문성에서는 다소 미흡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역사사실의 새로운 해석과 경험 등이 담겨있는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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