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검사 예우신경 “박선배” 호칭/김 법무 지시에 신 경정 조사 선회○…신승남 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박철언의원 소환직후 수사방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정씨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를 밝히는 것외에 더이상 수사계획은 없다』고 응답,일단 5억원을 받은 혐의만으로 구속한뒤 여죄를 추궁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신 차장은 또 『박 의원을 비호인물로 찍을 수 있었던 것은 정씨가 「90년 세무사찰을 막기위해 원자폭탄 정도가 필요했다」고 진술했고 당시 정치상황으로 봐 청와대 특명사정반에 압력을 행사할 사람은 박 의원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하오 7시30분께 저녁식사로 갈비탕 한그릇을 깨끗이 비우는 등 철야조사에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담당 홍준표검사는 저녁식사뒤 커피를 주문하고 조사도중 가급적 문을 열어두는 등 최대한 예우를 했다.
이날 11층 특별조사실내 10개의 방에는 박 의원을 비롯,정덕진 홍성애(43·여) 덕일씨가 2∼3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입실해 특조실 개설이래 최대인원 수용기록을 세웠다.
이 때문에 홍 검사는 철야조사중에도 가방을 점검하며 온신경을 쏟았다. 특조실에서는 자정을 넘기면서는 대질신문 등 수가가 본격 국면으로 치닫는듯 간간이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 조사를 담당한 홍준표검사(사시 24회)는 박 의원(사회 8회)이 까마득한 선배인데다 장관 등 고위직을 두루 거친 점을 감안,「박선배」로 호칭하며 조사를 진행했다고 한 수사관이 전했다.
○…박 의원 소환을 전후해 법률 검토작업을 벌여온 검찰은 엄삼탁 전 병무청장에게 적용한대로 변호사법 위반죄가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 의원이 세무조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5억원을 받았으므로 변호사법 78조 1항(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 등에 관하여 청탁하는 명목으로 이익을 받은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뇌물을 받은 형법상 알선수재죄나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을 수수한 뇌물수수죄 등도 검토하고 있다.
뇌물수수죄는 당시 박 의원의 신분인 국회의원이 국세청장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박철언의원 소환을 앞두고 검찰은 박 의원을 완전히 승복시킬 수 있는 물증확보에 진척이 없는 가운데서도 이미 조사를 받은 정덕일씨와 홍성애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22일중 구속영장 청구에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은 『돈을 준 사람과 주는 것을 목격한 증인이 있는 한 박 의원이 끝까지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특히 홍씨는 검찰증언뒤 박 의원이 자신의 진술을 전면 부인한 것에 대해 매우 불쾌해하고 있어 박 의원과의 대질신문이 박 의원 수사에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슬롯머신 대부 정씨 사건의 홍준표 주임검사는 20일 하오 11시께 출입기자들을 사무실로 불러 『덕일씨의 출두는 그동안 검찰이 수차례 전화통화에서 출두하지 않으면 어떤 혐의를 걸어서라도 구속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사전 흥정설을 부인.
○…검찰은 정덕진씨 배후세력 명단공개로 물의를 일으킨 서울경찰청 소속 신길룡경정(57)의 처리를 경찰에 일임했다가 성역없이 수사하라는 김두희 법무장관의 지시가 있자마자 신 경정의 신병을 넘겨받기로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철야조사에도 불구,형사처벌할 근거를 찾지 못해 귀가시켜야 할 판이어서 넘겨받았다』면서 이전까지의 『경찰일을 왜 우리가 떠맡느냐』던 입장과는 대조를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신 경정을 상대로 공갈 등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엄삼탁 전 병무청장에게 최하 징역 10년 최고 무기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아닌 5년이하 징역형의 비교적 형이 가벼운 변호사법 위반과 공갈 등을 적용한 것은 정씨 형제를 크게 「배려」한 것으로 밝혀져 정씨 형제와 「장외거래」를 하지 않았는가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이 엄씨에게 변호사법 위반과 공갈혐의를 적용하게되면 정씨 형제는 협박의 피해자로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고 엄씨에게 뇌물수수 또는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면 정씨 형제는 불법적인 거래를 대가로 돈을 준 뇌물공여자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형량에서도 엄씨가 받은 2억2천만원이 뇌물로 인정되면 「5천만원 이상의 뇌물」에 해당돼 가중처벌이 가능해지며 몰수와 추징금도 병과될 수 있으나 경찰은 2억2천만원의 수수 성격을 분리,3차례에 걸친 7천만원엔 공갈혐의를,1억5천만원엔 변호사법 위반혐의를 각각 적용했다.<정희경·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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