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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차기 대권주자 거론/아탈리,저서 표절시비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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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차기 대권주자 거론/아탈리,저서 표절시비로 “위기”

입력
199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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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편집장 폭로… 주간지도 증거제시프랑스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명될만큼 촉망받는 차세대 정치인이자 유럽 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로 유럽 전체에서 신망을 쌓아온 자크 아탈리가 최근 표절시비 등 갖은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정치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아탈리 총재는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역임하면서도 틈틈이 출간한 저서를 통해 경제학자로서의 탁월한 통찰력을 선보여 프랑스의 지성으로 대접받아 왔다.

지난달에도 아탈리는 81∼86년 자신의 대통령 특별보좌관 시절을 결산하는 「축어적 표현1」을 페이야르사에서 출간했다. 그러나 이 출판사의 여성편집장 오딜 야곱이 19일 아탈리의 표절사실을 폭로하고 주간 누벨 옵세르바퇴르지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전재하면서 후안무치한 아탈리의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야곱 편집장에 따르면 아탈리는 9백40쪽 분량의 이 책에서 미테랑 대통령이 86년 노벨수상자인 엘리 위젤과 가진 회견내용중에서 40여곳을 표절했다는 것이다.

위젤의 미테랑 회견내용을 위젤의 명의로 내달중 출간할 예정이었던 야곱은 아탈리를 저작권법 위반혐의로 제소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야곱은 역사,정치,철학을 주제로 두사람 사이에 진행된 수차례 회견의 시기가 아탈리가 미테랑의 보좌관으로 재직하던 81∼86년 사이가 아니라 87년임을 강조하며 아탈리의 부도덕성을 조목조목 꼬집었다.

사태가 이쯤되자 아탈리도 즉각 명예훼손 제소를 거론하며 성명에 나섰다. 아탈리는 야곱의 비난이 터져나온 19일 성명을 통해 회견시기에 관한 오류는 인정하면서도 대통령과 위젤로부터 사전양해를 받았다며 표절시비 자체를 일축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위젤은 같은 시각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아탈리를 친구로 생각해왔는데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게다가 책속에 간간이 인용된 롤랑 파비우스 전 총리,자크 랑 전 문화장관,로베르 바뎅테 전 법무장관 등도 「변질」된 자신들의 발언에 반발하면서 아탈리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표절시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은 아탈리의 혐의를 더욱 짙게 한다. 아탈리는 미테랑의 보좌관으로 재임중이던 83년 「시간에 관한 연구」를 출간했으나 출판에서는 이 책이 불 작가 에른스트 유엥거의 「모래시계론」에서 10여줄을 베꼈다는게 정설로 돼있다.

동구권 지원을 위해 설립된 EBRD가 지난달 대리석으로 건물을 새로 치장하는 등 통상경비에 동구권 지원규모의 2배를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임압력을 받아온 아탈리의 처지에는 이번 표절시비는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단축하는 악재임이 분명하다.<이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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