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체면유지 실패 실망감 역력황인성총리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19일 국회 본회의. 표결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민자당의 김영구총무는 미소를 지었고 민주당의 김태식총무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결과는 재적 2백96,출석 2백76,해임건의 찬성 1백4,반대 1백69,기권 1,무효 2.
투표에 불참한 의원은 20명. 민자당의 경우 당사자인 황인성,은거중인 최형우,돌연 출국한 이원조,광주 망월동 참배로 상경이 늦어진 강인섭의원 등 4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민주당에서는 입원중인 유준상,박사학위를 받으러 캐나다 토론토대를 방문중인 이우정,김대중 전 대표를 수행중인 남궁진,구속중인 이동근의원과 이부영의원 등 5명이 불참했다.
무소속과 국민당에서는 박준규 김동길 박찬종 김복동 임춘원 정동호 변정일 정몽준 최영한 정주일 강부자의원 등 11명이 불참했다.
따라서 『반대 1백69는 민자당 참석의원 1백63명(이중 이만섭의장은 기권)을 웃도는 수치여서 일단 민자당내의 반란표는 없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90명 의원에 무소속·국민당 14명을 끌어들이는데 그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7일 이동근의원 석방결의안에 대한 표결당시 찬성이 1백20표가 나왔음을 감안하면,민주당의 실망감은 클 수 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도 체면유지선을 1백20표 정도로 잡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만섭의장이 표결결과를 발표할 때 민주당 의석에서 터져나온 「에이」라는 탄식이 실망감을 잘 말해주고 있다.
민자당에서 산표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지도부의 치밀한 표단속 때문이라는게 지배적 의견. 김영구총무를 비롯한 지도부는 각 의원들에게 「산표방지」를 직간접으로 당부했다. 본회의 직전에 열린 민자당 의총에서도 김종필대표,이성호 수석부총무가 일사불란한 단합을 강조,산표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대표는 의총에서 『총리가 대통령을 열심히 보좌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자』며 『합심해서 건의안을 부결시켜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수석부총무도 『우리당 입장은 부다』고 다시한번 상기시켰다.
총리 해임안이 부결되자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12·12를 쿠데타라고 한 대통령도 옳고,불법이 아니라고 한 총리도 민자당은 두개의 머리로 사고하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논평은 또 『말로만 개혁을 부르짖고 실제 정치보복성 사정만을 휘두르는 군사정권의 승계자』라는 독설로 현 정권을 비유했다.
민자당도 즉각 응수했다. 강재섭대변인은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 제도적 개혁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뒤 『야당은 이성을 되찾아 자극적 논평을 자제해달라』고 역공세를 취했다.
양당의 이같은 공방전은 일종의 「되풀이」였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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