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관련 「봐주기」 의혹/민주/“당보고없이 행동” 되레 비난/민자이원조의원은 돌연 출국했지만 그의 출국배경에 관계기관의 방조가 있었느냐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이 의원을 비호하기 위해 출국을 일부러 모른체 했다는 주장이지만 민자당은 이 의원이 당에 신고조차 않고 극비리에 출국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의원을 징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9일 이원조의원의 돌연한 출국을 정부 당국의 「방조」에 의한 도피라고 단정,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 의원에 대한 「봐주기」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이 의원이 자금조달면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집중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기하는 「방조」의혹은 거의 확신에 가깝다. 이날 상오의 당무회의에서 조세형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혐의가 제기된 사람을 그토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고 신순범 최고위원도 『잡아넣을듯 말듯하며 시간을 끌어 기회를 줬다』고 주장했다.
박지원대변인은 이같은 지도부의 논의를 담아 낸 공식 논평에서 『공권력이 형평성을 잃고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취사선택해 누구는 해외도피시키고 누구는 출국조치시키며 누구는 구속한다면 어떻게 이 정부를 문민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한편 「방조」 배경과 관련,한 고위당직자는 『이 의원의 경력으로 보아 지난 대선때도 막대한 선거자금 조달에 한몫을 했을 것』이라며 『금융기관 비자금의 이동경로를 끝까지 추적하는 것은 자연히 제 발등을 찍는 결과였을 것』이라고 청와대를 겨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이같은 「방조」를 『김영삼정부가 진정으로 6공과 단절할 수가 없다』는 가설을 받쳐주는 또 하나의 실례로 보고 6공 청문회 개최주장 등을 통한 공세를 계속할 태세이다.
○…민자당 당직자들은 이원조의원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전날까지만해도 동화은행사건과 관련한 이 의원 수사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거나 의견표명을 유보해 이 의원을 두둔하는듯한 인상을 주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선 이 의원을 「내놓은 자식」 취급함으로써 이번 일과 민자당은 무관함을 입증해보이겠다는 속셈인듯 하다.
황명수 사무총장은 『우리당 의원이라는 사람이 당에 통보도 않고 나갔다면 분명한 해당행위』라며 목청을 돋구었다.
강재섭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원이 회기중 일정한 절차나 보고없이 외국으로 나간 부분에 대해 당으로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재빠르게 「보호막」을 쳤다.
이 의원의 대선당시 기여도가 「방조」의 이유로 지적되는데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박이 나왔다.
김 장관은 『선거때 이 의원 만큼 역할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고 일축했다. 다른 민주계 당직자는 『이 의원을 여권이 정말 보호해주려 했다면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도록 내버려 두었겠느냐』고까지 말했다.
이 당직자는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수사가 꽤 진척됐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관계당국에서 미리 예방조치를 취해놓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법무부·검찰의 「부주의」를 원망했다.<황영식·신효섭기자>황영식·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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