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붕괴·예산감축 맞물려 전략변경레스 애스핀 미 국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추진하기 시작해 그동안 20세기 첨단과학의 꽃으로 각광 받아오던 전략방위계획(SDI·일명 별들의 전쟁)의 취소를 발표했다.
전략방어계획은 레이건 행정부가 개발에 착수할 당시부터 과연 이 방대한 첨단계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으며 엄청난 예산을 들여야 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계획은 결국 소련을 미국과의 무기경쟁에서 밀어내는 효과를 거두었고 또 미국은 결국 군사면에서 뿐 아니라 첨단과학면에서의 세계 최강국 위치를 굳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듬뿍 모아오고 있었다.
이 계획은 1983년에 3천억달러의 예산을 예상하고 시작돼 지금까지 약 2백90억달러의 예산이 투입됐다.
SDI는 지구 상공에 많은 첨단무기 정거장을 만들어 띄워놓고 소련이 어떤 핵무기를 얼마를 쏘든 이를 탐지해 발사즉시나 순항중 혹은 최악의 경우 미국 본토에 핵무기가 도착하기전 이를 레이저로 쏘아 터뜨려 버린다는 개념으로 이것이 완성되면 핵무기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소련은 이 개념이 발표된후 미국과의 핵무기 경쟁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으며 소련 붕괴는 바로 이 SDI 경쟁포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애스핀 장관은 SDI 포기이유를 두가지로 설명했다. 첫째,소련의 붕괴로 SDI 전략이 일단은 다급하지 않게 됐으며 둘째,클린턴 행정부의 예산절감 정책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신 클린턴 정부는 미사일 방어계획(BMD)을 세워 걸프전에서 이름을 날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방어미사일의 첨단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SDI가 공중에서 핵무기 발사를 감시,격추하는 것이라면 BMD는 지상에서 적의 핵무기 침입을 파괴하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이를 위해 94회계연도중 38억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에 앞서 항공우주국(NASA) 예산 38억달러를 삭감,우주항공계획을 형편없이 망가뜨린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이제 SDI 계획을 백지화함으로써 클린턴 정부의 항공우주계획은 사실상 명목만 남게 됐다. 국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정책이긴 하지만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미래가 없는 정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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