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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검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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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검찰 표정

입력
1993.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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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적」이라는 문구는/사법처리 피해가는 표현”/12·12/법적 대응땐 또 「혁명상황」 우려/5·18/책임자 처벌등 근본문제 남아▷12·12◁

청와대가 13일 「12·12는 쿠데타적 사건」이라고 성격을 규정함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은 이에대한 법적대응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그러나 이날 청와대의 개념규정을 일단 정치적 발언으로 판단하고 즉각적 사법적 대응보다는 정치적 혹은 역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이같은 성격규정은 현재의 변화와 개혁자체가 정치적 혹은 역사적으로 12·12를 더 이상 묻어둬서는 안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굳이 법적 대응을 한다면 또다시 「혁명적」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이와관련한 고소·고발 등이 접수되면 그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적대응을 놓고 고심중인 검찰은 일달 이날 발표 전문중 「쿠데타적」이란 문구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날 청와대 발표문중 「적」이라는 단어야말로 법적대응을 일단 피해갈 수 있는 「절묘한 표현」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서 「적」이란 말에 큰 의미를 두지않고 「쿠데타」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곧바로 사법적 대응이 뒤따라야 하며 그것은 다시 엄청난 「혁명적」 상황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12·12가 명백한 쿠데타라면 내란죄나 군형법상의 반란죄 등 법률 적용문제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우선 형법 제87조의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라고 명시,그 수괴는 사형에 처하도록 돼있다.

또 군형법 제5조 「반란죄」는 「군인 또는 준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한 자」라고 명시해놓고 역시 그 수괴는 사형에 처하도록 돼있다.

이밖에 군형법 제44조에는 「집단항명죄」가 있어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에서 집단 항명할 경우에는 무기 또는 7년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만약 지금 당장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면 최소한이 3가지 조항의 법적용여부가 검토될 수 있는 상태다.

다만 최종 형사처벌문제까지 거론될 경우에는 「내란죄」의 경우 그 주모자들의 공소시효가 15년으로 94년 12월까지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군형법상의 「집단항명」죄의 공소시효(10년)는 이미 지나버린 상태다.

역사적으로 보면 쿠데타야말로 「초헌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이것이 실패한다면 주모자 및 가담자들은 전원 심판을 받겠지만 성공했을 경우에는 현실적인 정통성을 구축하게 된다.

따라서 일부 헌법학자들은 『이같은 사건을 지금에 와서 다시 법적으로 문제삼을 경우 그 전의 헌법을 비롯,모든 법 자체가 무효가 돼버리는 등 혼란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5·18◁

김영삼대통령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특별담화문 발표로 이 사건의 형식적인 형사사법처리문제는 완전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등 관련자나 유족들이 요구해온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이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또한 보상 혹은 배상문제도 미해결 상태로 그 처리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이날 담화발표에 따라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수배해제 및 전과기록 말소를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김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는 법적 차원을 떠난 정치적 결단 내지 통치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따라서 법무부 등의 실무작업 역시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즉 관련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이미 5공 때부터 검토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번처럼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내용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동안 ▲호칭변경 ▲청문회 개최 ▲광주보상법 제정 ▲수차례에 걸친 사면·복권 등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일련의 조치들이 취해져왔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해온 부분은 다름아닌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대통령은 이 부분을 미해결의 장으로 「훗날의 역사」에 맡긴 셈이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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