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까지 교비로 구입도「교육을 바로 세워야 나라가 선다」. 10일부터 16일까지를 제 41회 교육주간으로 정한 한국교총이 내건 주제이다.
교육주간의 막바지에 들어있는 15일은 29회 스승의 날. 올해에 교사들은 종전처럼 풍성한 스승의 날을 맞지 못하게 됐다.
교원·사회단체들의 교육 바로세우기,촌지없이 교사만나기 운동과 교육비리 척결·사정으로 인해 요즘의 초·중·고 교육현장에는 찬바람이 분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자 각급 학교는 학부모들의 금품선물을 안 받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학생회장 반장 등 간부학생들을 모아 은근한 암시를 주던 종전과 달리 부모님께 선물을 보내지 말도록 말씀드려줄 것을 신신당부하고 각 가정에 편지도 보내고 있다. 서울의 한 교육청 관내에서는 중·고교 학생 주임들이 회의를 연끝에 스승의 날에 제자들이 달아줄 꽃까지 학교 예산으로 구입,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학교 방문도 극구 사양하고 있다.
사립 K국교에서는 이미 4월부터 어머니들의 학교 출입을 막고 있으며 C국교는 어린이날에 어머니회 임원들이 해온 떡을 교문에서 그대로 돌려 보냈다.
소풍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예년같으면 아이스박스에 담아 버스에 싣던 사은용 갈비나 도시락 밑에 끼워 넣었던 돈봉투가 사라졌다.
송파구의 모국교는 아예 봄소풍을 운동회로 대체했고 강동구의 M국교는 63빌딩 독립기념관 등 입장료가 드는 곳을 피해 학교 뒷산 등 돈 안드는 곳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주부는 『갑작스런 사절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어 도시락과 봉투를 보냈더니 도시락은 학생들이 나눠먹고 봉투는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의 모국민학교 학부모 10여명도 소풍과 스승의 날이 다가오자 예년대로 1인당 2만원씩 갹출해 보냈으나 즉시 되돌아 왔다.
버스로 원거리 소풍을 다녀온 학교에서는 버스 사용료 등 쓰고 남은 경비로 학용품을 구입,학생들에게 돌려준 경우도 있다.
소풍을 가서도 교사들이 한군데 모여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남자교사들에게 맥주 소주 대신 음료수만 마시게 한 학교까지 있다.
그래서 『비리추방도 좋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평도 들린다. 지난 6일 소풍을 다녀온 서울 S여중의 교사들은 소풍 다음날 『어제 밥 굶지 않았어요』가 출근인사였다고 말했다.<유승호기자>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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