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대결자세 벗고 협력 “공감”/수하르토 의장 G7 참석 추진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섬에서 지난 11일 개막된 비동맹운동(NAM)의 경제협력 상임각료위원회(37개 회원국) 회의에서는 오랫동안 단절됐던 남북 진영간의 대화가 새롭게 재개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NAM 의장직에 오른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불균형 등 제반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공업화된 북과 개발도상에 있는 남 양측간,그리고 모든 국가간에 하나의 새로운 세계적 동반자 관계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32개 비동맹 회원국을 포함,67개국 대표가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 일부 회원국은 유엔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남북간의 경제적 불균형 등 갖가지 난제를 해결하는데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냉전시대의 대결자세에서 벗어나 남북간에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를테면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는 결의안을 내놓았으나 비동맹의 핵심 회원국들로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될 예정인 선언문 초안은 남북간의 대화재개를 촉구하면서 ▲1조4천억달러로 추산되는 비동맹 회원국 외채의 경감 ▲국제통화체제의 전면적 개편 ▲가난한 국가에 대한 선진국의 원조증액 ▲보호무역주의 철폐 및 우루과이라운드 조기타결 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동맹 경제협력 상임각료위원회는 지난 86년 인도의 주도로 설립된후 이번이 두번째 회의다.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7월초 동경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 회의(G7)에 비동맹 의장인 수하르토 대통령이 대화파트너로서 공식 초청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수하르토 의장은 남북간의 실질적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바라는 비동맹 진영의 기대를 등에 업고 G7 회의에 초청되기를 희망하며 여러통로로 손을 쓰고 있다. 수하르토 의장은 비동맹이 남북 대결전략을 사실상 포기한 지난 10차 회의후 처음으로 열리는 G7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새로운 남북관계의 상징적 출발로 보고 있다.
G7 주최국인 일본이 수하르토 참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비동맹 의장을 회의에 참석시킬 경우 비동맹측의 요구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어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최근 단일국가 초청형식으로 동경에서 회의를 갖자고 제의했으나 수하르토는 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G7 회의에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초청하면서도 1백8개 회원국 대표인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하르토는 인도네시아가 비동맹 의장국 지위로 G7 회원국에 가입하려는 것이 아니라 지신의 회의참가가 남북간 건설적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하르토의 G7 회의 참가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그가 G7회원국들로부터 개별회담을 제의받고 있어 G7 회의기간중 동경으로 날아갈 것은 거의 틀림없이 보인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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