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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올 것이 왔다” 침통/슬롯머신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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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올 것이 왔다” 침통/슬롯머신 스캔들

입력
1993.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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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치안감 소환수사에 촉각/“어디까지 비리 밝혀질까”/총경이상 20명 거명… 심야 대책회의검찰의 천기호치안감(58) 소환조사 소식에 접한 경찰은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연이은 슬롯머신 스캔들 관련 경찰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또 경찰이 1차적 수사대상이 된데 대해 『정치인 군 검찰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1일 하오 5시께 검찰의 천 치안감 소환이 알려지자 경찰청에서는 직원들이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침통한 분위기에서 수사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대부분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경찰의 슬롯머신 관련비리가 어디까지 밝혀질까를 궁금해했다.

김효은 경찰청장은 12일의 국회 내무위를 대비하는 답변자료 준비와 검토를 위해 실무과장 회의를 주재하다 그 소식을 듣고 침통한 표정이었다.

김 청장은 이날 하오 9시30분 긴급 실국장회의를 소집,천 치안감 소환에 따른 경찰내부의 파장과 향후 관련대책 및 자체 관련의혹 진상조사방안 등을 논의했다.

천 치안감이 전임국장이었던 형사국에서는 구본우국장 이무영심의관 및 각 과장들이 모두 모여 구수회의를 거듭하며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그간 거명됐던 여타 관련 경찰인사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여온 내용과 함께 실제관련여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현재까지 거명된 관련 경찰관은 총경이상급만 20여명. 천 치안감외에 현직으로는 89년 당시 서울시경 보안과장이었던 K경무관과 L경무관 등도 정덕진씨 3형제가 만든 슬롯머신 중앙협의회의 로비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내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서울 일선경찰서의 S경정과 S경감 등의 슬롯머신업자들로부터의 정기상납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정덕진씨 형제들의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한 돈세탁과정 등 때문에 실제 슬롯머신업소 지분소유나 정기 상납여부 등은 밝혀내기 어려울지 모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업자들로부터 사례비조로 몇십만원을 받는 것은 사실상 관례화된 것 아니냐』며 경찰의 비호의혹을 시인하기도 했다.

업소 인허가과정에서 K,C 등 전경찰 총수들도 의혹을 사고 있어 이에 대한 수사여부도 주목된다.

김효은 경찰청장도 87년 인천 시경국장일 때 업소허가와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어 최근 몇차례 해명하기도 했다.

경찰은 천 치안감 소환을 두고 『검찰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칫 경찰관 몇명 사법처리하는 선에서 사건이 종결돼 버릴지도 모른다』며 형평성있는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공군비리 관련자를 구속했다 전원 석방하는 것을 보면서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여타 비호세력 수사와 함께 차제에 경찰 내부의 비리척결 차원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경찰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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