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람들이 제일 갖고 싶어하는 3대 재산품목이 90년대 들어와 전화·아파트·자동차로 바뀌었다. 50∼60년대에는 시계·자건거·재봉틀이었고,70∼80년대에는 텔레비전·냉장고·세탁기였다. 중국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이런 추세에 따라 중국인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지난 4월 1백만대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중국사람들간에는 한국차가 값도 싸고 성능도 좋은 것으로 소문이 나 있어서 올들어 지난 석달동안 2만3천7백대나 팔려 나갔다. 수출가격을 원화로 환산해서 약 1천억원어치를 판 셈이다. 작년에는 한해동안 판 것이 7백14대였으니 석달동안에 무려 30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산차의 각국별 수출시장 규모를 비교해봐도 이제 중국시장은 미국시장과 비슷한 크기가 됐다. 중국사람들은 우리차 가운데서도 쏘나타를 아주 좋아해서 현지에서는 프리미엄까지 얹어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국내 판매용으로 만든 것을 수출용으로 돌려 요즘에는 중고차시장에서도 쏘나타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현대그룹의 한 중역은 수출물량이 갑자기 너무 크게 늘어나 현대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오히려 걱정했다. 또 일본과 경쟁해서 중국시장을 착실하게 지켜나가려면 부품공급과 애프터서비스,현지 합작공장 설립같은 일들이 매끄럽게 돌아가야 하는데 단기간에 주문이 폭주하는 바람에 그 뒤처리에만도 눈이 돌아갈 지경이라고 실토했다.
승용차가 이처럼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은 중국 경제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급관리만이 아니라 이제는 기업인 영화배우 가수 공장관리자 과학자 같은 일반인들도 자가용 승용차를 갖는 것이 자연스럽게 됐다. 중국사회가 본격적인 산업사회로 모습을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청년보는 지난 3월 하남성 개발구에 경제발전의 상징으로 고양이상이 세워진다고 보도했다. 옛날 동전 무늬를 새긴 좌대위에 고양이 두마리를 조각해 올려놓을 계획인데,신문에 실린 밑그림인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상징하는 백묘의 등에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흑묘가 올라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모양으로 돼있다. 좌대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18m 쯤 될 예정이다.
문화혁명 직전 중앙서기처 회의에 출석한 등소평은 모택동의 인민공사에 대항해 인민을 기아로부터 구원하기 위해서는 삭량을 증산해야 하며,『증산만 가능하다면 자영농도 허용해야 한다. 흰고양이든 검은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등소평의 실용주의 노선을 대변하는 「백묘흑묘론」이다.
개방정책에 찬성하는 중국인들은 오늘과 같은 번영이 그의 현실적 경제노선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고양이상이 건립되는 것도 이 때문이지만,이런 현상들에 내년에 90살이 되는 등소평이 죽더라도 중국사회가 이미 옛날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자유시장경제에 익숙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등소평은 세번을 실각했고 그때마다 자택연금됐다. 다섯자녀중 가장 아끼고 사랑하던 장남 박방이 박해를 받고 하반신 불구가 되어 짐승우리 같은 수용소를 전전하며 참혹한 꼴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이런 비참한 정치적 수난속에서도 결코 그의 실용주의 정치노선을 굽히지 않았고,마침내 세번째 복권을 통해 오늘 개방 중국의 최고지도자로 군림하고 있다.
김영삼정부가 출범한후 첫번째 국회가 열린 지난달 27일 국회의장직을 사퇴한 박준규씨가 출국했다. 정치인의 도피성 외유로는 공화당 시절 김종필씨의 「자의반 타의반」 외유가 유명하다. 그후 큰 정치적 고비마다 정치투쟁에서 탈락한 정치인들은 무슨 면죄부처럼 외유를 애용해왔다. 박씨의 외유에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소속정당을 탈당하고 국회의장직을 사퇴한 명분과 의원직을 그대로 가진채 국회를 거부하고 출국한 명분 사이의 모순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명예를 먹고 살지만,명예는 명분있는 행동에 의해서만 지켜진다. 정치적 수난에 맞서 초지일관하는 정치인의 모습이 보고 싶다.<편집국 부국장>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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