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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전반 대개혁 예고/부당입학 명단공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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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전반 대개혁 예고/부당입학 명단공개 배경

입력
1993.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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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 의지… 파문 커질듯/학부모들 곤혹속 “끝난 사안” 불만도교육부가 88년이후 실시한 입시감사자료를 8일 전면 공개함으로써 부당입학과 입시부정이 명문 사립대를 포함,전국 사학에서 광범위하게 저질러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과거 정권의 「학원안정」 우선 정책에 따라 감사에서 적발된 대학에 대해 자율처리토록 해 관련자의 징게에 그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개는 앞으로의 교육계 전반에 대한 대개혁을 예고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명백한 부정입학행위나 부당입학이 있었던 대학은 58개대로 이 가운데 86년부터 3년간 신입생 2백51명,편입생 34명 등 총 2백85명을 부정입학시킨 전주 우석대가 부정입학의 규모가 가장 크다.

또 1백여명 이상을 부정 또는 부당입학시킨 대학은 91년 건국대(1백20명) 성균관대(1백8명) 90년 한성대(1백1명)이고 올해초 재단과 학교의 컴퓨터조작을 통한 조직적 대규모 입시부정을 저지른 광운대는 68명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88년 대구 한의대 61명,89년 동국대 45명,88년 인하대 43명,89년 경기대 42명,91년 한양대와 강남대가 35명 순이다.

○…부정입학생 학부모 4백51명의 직업은 회사임원 등 기업인이 1백67명으로 가장 많고 대학교 교직원 68명,교수 50명,자영업자 47명,의사·약사 17명,언론인 5명,국회의원 3명 등으로 분포돼 있다.

또 공무원 정부투자기관 근무자중 공직자는 모두 28명으로 김영식 전 문교부장관,백상승 전 서울시 부시장을 비롯,권태원 세무대학장,오문석 관동국 교감,이호선 수원시장,유상식 경기지방 경찰청장,임황주 서울 대명중 교감,송용달 서울 안산국교 교장,권오상 조달청 이사관 등이 포함돼 있다.

○…입시부정을 저지른 대학들은 기부금 입학외에 교직원 자녀의 지망학과를 변경하는 등 갖가지 편법을 사용했다.

전주 우석대 호남대 대구 한의대 경기대 고신대 영남대 등은 기부금을 받고 신입생 추가등록자들의 성적순위를 조작했으며 동국대 한성대 건국대 광운대 등은 성적을 조작해 입시부정을 자행한 것으로 판명됐다.

인하대 등은 신입생 추가등록시 교직원·재단계열 임직원 자녀를 특혜 선발했고 경원대 서울여대 상지대 등은 답안지를 수정 또는 바꿔치기하는 수법을 썼다.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은 2중국적자를 정원외 입학허가하거나 교직원 자녀의 지망학과를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부정편·입학 관련으로 학부모와 학교간에 주고받기 기부금 등이 모두 2백30억4천6백만원이라고 발표했으나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 대책적인 시각이다.

교육부 감사에 한계가 있고 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부정입학 기부금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경우가 많은데다 검찰 확인부분은 발표자료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

교육부 발표대로라면 전체부정 편·입학자의 2분의 1이 못되는 6백17명이 금품을 제공했는데 1인당 기부금 평균은 3천7백35만원으로 학교에 따라 1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까지 큰 차이가 난다.

○…교육부는 부당입학자와 학부모 명단을 공개하면서 『본인의 확인과 수사기관의 검증절차없이 해당 대학의 통보에만 의존해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공개이후 제기될 수 있는 시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발표를 한 성구선감사관은 『명단공개로 많은 교육계 인사들께 누를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어 명단공개가 교육부 의지보다는 청와대나 민자당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졌음을 시사했다.

○…부정입학 사실이 밝혀진 대학 교직원들은 한결같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아예 자리를 비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과거 언론에 보도되고 사법처리까지 끝난 사안을 다시 거론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은 장기근속 교직원은 물론 운전기사·요원들의 자녀들을 「배려」하기 위해 입학시킨 것으로 기부금 수수에 의한 입시부정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려돼야 하는게 아니냐고 호소하기도 했다.

고려대 김정배부총장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학의 한 교직원은 『89년 편입생 6명은 미등록 결원과정에서 총장결재를 빠뜨리는 등의 실수로 교육감사에서 「임의결제사항」 지적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연세대는 90년 지망학과 정정으로 6명이 부정입학했다는 발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김수일 교무처장은 『90년 교육부 감사내용에 대해 학교측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내가 아는 바로는 부정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화여대는 특례입학 부적격자로 발표된 2명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정원외 특례입학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학교측은 이중 1명은 부모보다 4개월 늦게 귀국했으나 「해외근무 공무원의 자녀는 부모와 동시에 귀국해야 한다」는 관계법의 명시규정이 없어 합격시켰으며 또다른 1명은 외국인 자격으로 한국적 말소 호적등본을 제출했었다고 밝혔다.

○…둘째아들이 89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부정편입학한 것으로 발표된 김영식 전 문교부장관(63)은 『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한 아들이 89년에 불쑥 등록금을 달라기에 물어보니 고대 편입시험에 떨어졌으나 미등록 결원으로 차점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말했다』며 『최근 학교측에 알아본 결과 「정당한 편입」이라는 회답이 왔다』고 말했다.

딸이 91년 성균관대에 입학한 이 대학 김선종교수는 『학교에선 문제삼지 않고 넘어갔지만 여론의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아들이 지망학과 정정을 통해 연세대 생화학과에 부정입학한 것으로 발표된 정창영 연세대 기획실장은 『내 아들은 실력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하면서도 1차 지망학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이원락·김현수·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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