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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폭력연계」 속속 노출/정덕진 비호세력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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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폭력연계」 속속 노출/정덕진 비호세력 누구인가

입력
199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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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 사조직등 자금제공 확인/“정·관계 인사 돈줄” 소문 공공연누구 누구가 정덕진을 비호했는가.

「빠찡꼬 대부」 정덕진씨를 일단 법망에 엮어넣는데 성공한 검찰이 정씨의 비호세력 규명에 수사초점을 맞추겠다며 「성역없는 수사」를 되풀이 천명하고 있고,점차 비호세력의 「구성원들」이 하나 둘 거명되면서 정덕진사건은 자못 5·6공 청산문제까지 내포한 최대의 금­권­폭력 연계 스캔들로 번질 전망이다.

검찰수사로 현재 정치권·군·검·경 내부에서 정씨의 비호세력 내지 적어도 「지면이 있는 사람들」로 거명되는 인사들의 정씨와의 연계실체가 모두 규명될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 벌써 그만큼의 외압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6일까지의 사건진행만 보더라도 정시 사건은 빠찡꼬업계의 검은 돈이 「정치­폭력 커넥션」에 유입됐다는 점,정씨는 막대한 검은 돈의 금력으로 이 커넥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는 1차적 분석을 가능케 한다.

현재까지 정덕진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거명되고 있는 각계 인사들은 5·6공 정치권의 핵심인물·현역의원 등을 포함한 정치권의 5∼6명과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10여명과 전·현직 경찰간부 30여명을 비롯,학계까지 광범하게 퍼져있다.

검찰은 우선 정씨의 비호세력을 가려내는 1차적 방법으로 3백20여곳에 이르는 전국 빠찡꼬업소의 지분 소유자중에 정·군·검·경의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지를 캐내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정씨가 각계의 인사들과 맺은 「끈」의 종류는 단속을 빌미로 몇십만원의 푼돈을 얻어쓴 경찰관의 경우부터 김태촌과 같은 폭력배의 자금줄 역할은 물론 수백억대를 헤아리는 정치자금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일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중 정치자금의 한 케이스로 거론되는 것이 「태림회」와의 관계. 태림회는 87년 대선전 당시 노태우후보의 동생 재우씨가 만든 사조직으로 월계수회에 버금가는 「6공의 대표적 정치결사」로 알려져 있다.

정씨는 당시 태림회의 서울 영등포구 지회장을 맡았고 2백억∼3백억원의 정치자금을 내놓았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4일 일단 3억원만이 이 단체로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태림회가 6공과 정씨와의 연결부분으로 거론되는 것이라면 서울 W호텔 카지노 사장 J씨는 5공과 관계를 그려주는 인물이라는 것.

이번 사건의 성격을 정치권 물갈이로 보려는 시각을 뒷받침하는 인물로 거명되는 이가 P의원. 당초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건이 P의원을 겨냥한 「3단계 공격」이라는 설까지 나왔으나 정씨와 당사자와의 관계는 사실상 안개속에 가려져 있다.

그외에 정씨가 70년대 초반이후 충무로에서 알고 지냈다는 L의원과 또다른 L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검·경 인사들과 정씨의 관계는 「정 회장 장학생」이라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로 파다하게 퍼져있다.

검찰 고위인사중 정씨와의 이런 저런 관계가 거명되는 사람은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정씨는 이번 사건에서도 고검장 출신 등 쟁쟁한 변호사를 4명이나 고용했다.

업소를 만들 때부터 지방경찰청장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등 빠찡꼬업의 성격상 경찰은 빼놓을 수 없는 비호세력으로 거론된다.

검찰 조사에서 정씨는 90년 당시 청와대 파견근무중이던 신길용경정이 10만달러 송금건을 부탁했다고 했다. 신씨는 이를 부인했다.

전 경찰 고위간부 K씨는 후원인격으로 돈줄역할을 해왔다는 설이 나오고 있으며 은퇴한 C 전 총경은 60년대 중반 정씨 3형제가 암표장사를 하던 시절부터 이들과 관계가 있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정씨 3형제가 조직결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관광호텔 슬롯머신협회」의 운영간부 면면을 보면 경찰과 정씨의 관계로 그대로 드러난다. 92년에 슬롯머신 중앙협의회로 이름이 바뀐 이 단체 최홍규회장(63)은 대구시경 국장을 역임한 경무관출신,김모 사무총장(63)은 용산경찰서,김모 사무국장(64)은 서울시경 출신 전직 경관이다.

정씨와 폭력조직과의 관계는 정씨의 독특한 용인술을 보여준다.

그 자신 『김태촌으로부터 신변위협을 당했다』고 말했듯이 직접 폭력조직을 수하에 두지 않는 대신 이들에게 검은 돈을 나누어줌으로써 자신이 필요로 하면 쓸 수 있는 바람막이나 울타리로 삼았다.

정씨는 김태촌외에도 전 호청련 의장 이승완,전 칠성파 두목 이강환 등과 일정한 거리의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나고 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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