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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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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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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를 발칵 뒤집었던 CD 위조범 이광수가 미국 뉴욕서 잡혔다고 한다. 우리 금융가의 고질적 관행을 교묘히 이용,1백70억원의 거금을 챙겨 당국의 출국금지조치 하루전 해외로 도피했던 이는 미국에서 5개월여에 걸친 낯뜨거운 졸부놀음끝에 현지 경찰에 잡혀 『꼬리가 길면 밟힌다』는 우리 속담을 실감케 했다. ◆양국간의 협조관계로 미뤄 이의 국내 송환은 이제 시간문제이고,그렇게되면 CD 위조사건 전모도 더욱 확연히 드러날 것이 기대된다. 그런데 고약한 것은 체포와 함께 도피행각이 노출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살마저 뻗치고 있다는 점이다. 부인과 애인을 한꺼번에 거느린 묘한 3각관계에다 호화생활,그리고 도박에서 수십만달러를 잃고 공갈배들에게 또 22만달러나 뜯기는 등 그의 한심한 행각이 여지없이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계를 파란에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미국에 달아나서까지 그런 소란을 피워댔으니 이런 나라망신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한탕으로 떼돈을 번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졸한 졸부근성은 이미 미국에서도 꽤 알려진바 있다. 어제 검찰에 수백억대 탈세혐의로 은신중 검거된 정덕진씨도 도피처로 삼으려 미국에 위장 이민했던 것은 고사하고 2백60만달러짜리 호화주택마저 사뒀음이 최근 드러났었다. ◆국내 어느 재벌그룹 총수마저 미국 영화배우의 호화저택 구입으로 말썽이 되고 있는 이때 베레고부아 전 프랑스 총리의 돌연한 자살소식은 우리 국민들에게 또다른 충격을 준다. 그가 총선참패의 원인과 함께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1억여원을 실업계 거물로부터 무이자로 빌린게 폭로되면서 명예가 실추되자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는 것이다. 외국서는 불과 1억원을 빌린 것만으로도 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목숨을 끊는데 우리 졸부들은 수백억씩 빼돌린 것도 모자라 해외에서 나라망신마저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날이면 날마다 엄청난 부정들이 끝없이 노출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엄정한 사정과 자정에 더욱 기대를 걸면서도 놀란 가슴을 달래기 벅찬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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