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조종장치 결함 “확인”/순항중 기체 오른쪽 기울어 위험/세계 6백50여대 운항 “안전비상”보잉747 점보여객기의 자동조종장치가 때에 따라 순항중인 비행기를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는 결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어 세계 각국 항공사의 조종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26일자 「하늘의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동조종장치로 순항하던 보잉747이 느닷없이 오른쪽으로 기울어 추락직전에 조종사가 수동조종으로 겨우 비행기를 수평으로 일으켜 세워 위기를 모면한 사고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자동조종장치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조종장치는 조종석에 있는 컴퓨터가 비행기의 비행상태를 체크하며 조종사의 손을 빌리지 않고 비행기를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보잉747기 등 장거리 운항에 사용되는 항공기에는 이 자동조종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순항중일 때 조종사들은 대부분 자동조종장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자동조종장치에 의한 최악의 사고는 1991년 12월12일에 발생한 에버그린 화물기의 경우이다. 뉴욕 케네디공항에서 현금 금괴 및 고가의 미술품과 82톤의 화물을 실은 보잉747은 칠흑같은 어둠속을 순항하며 동경을 향해 캐나다 상공을 날고 있었다. 조종사 부조종사 항법사 등 조종석에 있던 승무원들은 자동조종장치에 비행기를 맡겨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 비행기의 자동조종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시작했다. 비행기가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 조종사가 비행기가 기우는 것을 느꼈을 때는 747은 이미 30도,60도,90도로 마구 기울어 끝내 비행기 날개가 지상을 향하고 있었다. 승무원들은 그제야 자동조종장치를 끄고 수동조작으로 비행기를 일으키려 했으나 동체에 가속이 붙으려 순식간에 3천6백m나 강하했다.
승무원들은 구사일생으로 비행기를 일으켜 세워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이 사고직후 항공기제작사인 보잉사,자동조종장치의 컴퓨터 제작사인 하니웰사,미국 연방공화국(FAA)과 국립교통안전국(NTSB) 등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길고 긴 조사결과 아직도 확연한 결론이 내려지지는 않았으나 자동조종장치에 결함이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에버그린 항공사의 747기 같은 사고는 전세계의 747 운항시간으로 볼때 매우 드문 예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747기에 이같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그만 사고가 30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사용중인 보잉747은 6백50여대이다. 그러면 대책은 무엇일까. NTSB서는 비행기가 기울때 경고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권했었다. 그러나 항공사가 이를 꺼리고 있다. 잘못된 경고음이나 이에 의한 조종사의 혼동이 더 큰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조종사가 자동조종장치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 보잉사는 이같은 사고에 대해 『자동조종장치는 어디까지나 보조장치이므로 비행기를 움직이는 것은 조종사이며,훌륭한 조종사를 키우는 일이 비행기 안전의 최선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행기 안전에 대한 최고권위기간인 NTSB의 관계자는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 야간에 대양위를 장거리 운항하는 747의 자동조종장치에 깊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뉴욕=김수종특파원>뉴욕=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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