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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협의 공식채널 마련/중·대 44년만의 고위급회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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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협의 공식채널 마련/중·대 44년만의 고위급회담 의미

입력
1993.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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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확대 따른 조정필요” 공감대/민간 내세운 「양안수뇌」 대리회담중국과 대만간 경제협력 차원의 민간대표회담이 27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린다. 이 회담은 표면상 민간회담이지만 양측 대표들은 사실상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지난 49년 국공협상이 단절된 이후 44년만에 재개된 양국간 고위급회담이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제 공식대화의 통로를 가동한 양측은 경제교류뿐 아니라 통일문제 등 정치적 현안을 해결해나가는데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담은 주체는 해협 양안간의 민간교류를 전담해온 단체들로 돼있다. 중국측은 대륙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의 왕진함회장,대만측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의 고진보이사장 대표로 참가한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8월 왕 회장이 고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양안간 교류문제 등에 관한 회의를 제의하고 고 회장이 이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갖가고 화답함으로써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그동안 정치적 단절상황에도 불구하고 민간 경제교류의 규모가 커질대로 커져 비공식 물밑대화로서는 그 통제와 관리에 한계를 느꼈다. 따라서 상호이해와 현안을 협의·조정할 공식 대화채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었다. 그것이 이번 회담 개최의 직접적 배경이다.

대만의 지난한해 대중국투자는 공식통계상 2억4천만달러로 외국의 대중국 총투자의 2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만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정부투자승인 절차를 꺼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액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주로 홍콩을 통한 양안간 교역규모도 지난해 74억달러로 증가했으며 88년 상호방문이 성사된 이후 인적교류도 비공식까지 합하면 1백만명을 넘어서는 등 양안간 경제 및 인적교류가 엄청나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은 대중국투자에 대한 안전판을,중국 역시 교류확대와 관련한 원칙과 규칙의 확립을 바라게 되었다.

양측은 이번 회담이 민간차원의 순수경제문제협의라고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려하고 있다. 본회담에 앞서 이곳에서 3일간 열린 예비회담에서는 양안간 밀수방지·어업분쟁·불법이민·지적소유권 보호·경제교류 관련문제 등을 의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투자보장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측은 대만측이 먼저 대중국투자 및 교역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기가 적당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분실 등기우편물 검증과 서류인증·통신체제 수립 등 서너개의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회담종료와 함께 양안간 상호 경제협력증진과 개선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역시 양측이 44년만에 대좌,통일문제 등 국가의 장래가 걸린 중대사안을 협의할 수 있는 대화의 채널이 공식 가동되었다는 정치적 측면이다.

이번 회담의 대표인 중국측의 왕 회장은 기계제작부장,상해시장 등을 역임하고 고위관료 출신으로 등소평,중국 공산당 총서기 강택민 등 중국 실력자들과 매우 가까운 인물이고 대만측의 고 이사장도 이등휘총통의 고문,집권 국민당 상임위원인 이의 핵심측근인 만큼 사실상 정부의 협상권한을 위임받은 정부 대표자나 다름없다.

정치분석가들은 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번 공식대화에서는 통일문제와 같은 정치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막후에서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의견교환이나 의사타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왕 회장은 회담에 앞서 『우리는 평화적 통일을 지향한다. 양측은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논의못할 사항이 없다』고 말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회담장소를 싱가포르로 택한 것도 흥미있는 대목이다. 싱가포르는 인구의 73%가 중국인으로 사실상 「중국인의 나라」이며 중국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홍콩보다 중립적이란 점이 감안된 것 같다. 회담기간중 오작동 싱가포르 총리가 중국을 방문,자리를 비켜준 것도 우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싱가포르=최해운특파원>

□양안관계 주요일지

▲78년 등소평 집권,「1국양제」방식 통일과 「국공대등담판」 제 의

▲90년 대만 본토와 민간접촉 위한 반관기구 「해협교류기금회(해 기회)」 설립

▲91년 중국 대대만 민간접촉기구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설립

▲92년 6월 대만 본토와 관계개선을 위한 「양안인민관계조례」 통과

▲92년 8월 대만 해기회 중국 해협회 초청 수락

▲92년 9월 대만 최초로 중국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들의 대만방문 허용

▲93년 4월 대만 해기회의 구진익비서장 북경방문,중국 해협회측 과 1차 예비회담,이어 23·24일 싱가포르에서 2차 예비회담 개최

▲93년 4월27일 「왕고 회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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