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공음해」 사과… 정치쇄신 표명/민자/선택적 사정비판… 제도화 역설/민주문민시대 첫 국회인 제1백61회 임시국회는 김종필 민자 대표와 이기택 민주 대표의 29일 본회의 대표연설로 본궤도에 오른다. 두 대표의 연설내용은 개혁정치가 정치권을 난타하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배가시키고 있다.
○…김종필 민자당 대표의 국회연설에서는 일련의 개혁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각부문에 대한 강력한 개혁의지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삼대통령의 개혁을 국회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데 내용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번 대표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동안 민주당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용공음해」 부분에 대한 사과 및 해명. 김 대표가 연설문 기초 소위에 지시해 포함시킨 이 부분에는 지난 2월 대통령취임 직전의 해명때보다 명확한 입장이 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두문장으로 이뤄진 이 부분에서 김 대표는 우선 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이 용공이 아니라는 시각을 분명히 밝힐 예정이다.
김 대표 연설의 앞부분은 최근의 개혁방향을 반영,정치개혁에 대한 입장표명으로 채워진다. 깨끗한 선거와 정치풍토를 위해 정치관계법을 전향적으로 고쳐 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국회내에 구성될 정치관계법 심의특위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여야간 대화와 협상에 비중을 두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안기부법 국가보안법 등의 민주적 개정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힌다. 안기부가 국내 정치사찰을 중단하고 해외정보수집 등 고유업무에 충실하도록 법을 개정할 방침임을 분명히 할 계획이다. 국가보안법도 아직 북한의 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여론을 최대한 수렴해 문제조항을 개폐하겠다는 생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경제회복에 있어서도 정치개혁 못지않은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새로운 정책의 제시보다는 중소기업 지원 등 대선공약에서 제시한 경제회복책의 법제화 등을 재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실명제 등 경제개혁은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제도개혁과 함께 경제주체들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의 이번 연설에는 특유의 은유법이 거의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명료한 표현이 40여페이지의 연설문을 채우게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기택 민주 대표는 오는 29일의 국회연설에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대한 비판적 평가 및 전반적 개혁확산과 심화를 겨냥한 법적제도화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즉 현재의 사정바람을 역대정권이 집권 초기에 나름대로 시도했다가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기끌기」 차원의 통치술로 평가절하하면서 보다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개혁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제시하는 올바른 개혁의 방향은 법제도 확립에 바탕한 보편화,「한국병」 치유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수준으로 격상된 개혁,정치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경제 사회전반으로 확대된 개혁 등이다.
현재까지의 개혁바람은 여론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제도화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선택적인 사정칼날에 의존함으로써 권력투쟁,정치보복의 도구로 사용됐다고 지적하는데서 출발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연설기조는 신랄할망정 개혁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개혁 본류잡기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인신공격식의 발언을 자제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한때 사정당국의 「사정칼날」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불균형을 고려,형평성을 얻기위한 특별법 제정 등이 논의됐으나 「위헌」소지를 피하기 위해 배제됐다. 대신 이 대표의 연설에서는 6공비리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개혁확대방안으로 정치관계법 개정심의특위를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대신 금융·부동산 실명제 한국은행 독립 등 경제개혁 입법방안까지를 논의하는 「개혁입법특위」를 구성하자고 제의할 예정이다.
한편 문민시대의 진정한 도래를 확인하는 의미에서 광주특위 구성에 의한 광주문제의 조속한 해결,4·19혁명의 명예회복을 위해 교과서에 기술하고 여의도 5·16광장을 4·19광장으로 개칭할 것 등도 제안할 예정이다.
이 대표측은 대표연설의 전반적 논조가 지금까지의 어정쩡한 대응태도와는 달리 혹독하고 공세적인 것이 되리라고 밝히고 있다.<정광철·황영식기자>정광철·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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