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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개혁순풍” 민주 “좌초위기”/일방 승부 보선… 정국 큰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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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 “개혁순풍” 민주 “좌초위기”/일방 승부 보선… 정국 큰파장

입력
199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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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지지 합격점” 자신감/민자/지도부 타격… 재기묘안 고심/민주민자당의 일방적 승리로 끝난 보궐선거는 향후의 정국운영에 커다란 파장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개혁정치에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민주당은 가뜩이나 위축된 입지를 새삼 확인하면서 활로 모색에 나설 채비이다.

▷민자◁

민자당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자신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정국에서 민자당이 보여줄 행보를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한 당직자는 『앞으로 민자당은 자신감의 궤적을 그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재산공개 파문속에서 민자당이 휘청거렸던 사실은 아예 잊혀진듯 하다. 보궐선거 석권이 민자당에 적극성을 부추겨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감의 외피를 두른 민자당이 추구할 지향점이 개혁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보선이 YS 개혁의 검증대로 여겨졌고,이 시험에서 개혁정치는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에 민자당의 선택은 당연히 개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민자당은 향후 정국을 「개혁정국」으로 몰아갈 예정이며,야당과의 관계도 이 연장선위에서 정립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봉적 타협보다는 원칙을 지키고,여의치못할 경우 국민여론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자당이 마냥 밀어붙이기식 자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야당이 입지를 잃게 되면 여당 또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는 점에서 사안에 따라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직자들의 공감대이기도 하다. 김종필대표가 28일 임시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용공음해시비에 대해 사과키로 한 것이 그 대표적 예이다.

그동안의 대여관계에서 보기 힘들었던 여당의 여유이다.

일각에서는 입지가 좁아진 야당이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강공을 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개혁정국에서 야당의 무리한 봉쇄는 국민비난에 봉착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민자당의 내부도 「바깥행보」 만큼이나 본질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시시때때로 고개를 들던 개혁조절론은 꼬리를 감추었으며 『개혁정치에 동참하지 못하는 부류는 결국 도태하고 말 것』이라는 경계마저 널리 확산되고 있다.

개혁색채의 인물에 대한 충원과 부각과 두드러질 전망이다. 당지도부는 구리,명주·양양 등 앞으로 치러질 보선에서도 「개혁파」들을 공천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룡 정무장관은 『이번 보선에서 지명도가 낮더라도 개혁적 인물을 공천하면 국민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공천의 방향을 시사했다.

민자당은 한손에는 개혁을,다른 한손에는 자신감을 들고 정국을 주도해 나갈 것 같은 분위기이다.

▷민주◁

민주당은 보궐선거 패배의 충격을 쉽사리 씻을 수 없는 처지이다.

부산에서의 패배는 지역특성상 그렇다 치더라도 광명에서의 패배는 현재의 민주당이 안고 있는 내외적 문제를 중첩해 드러냈기 때문이다.

크게 보아 민주당은 김영삼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에 적극 동참하지도 그렇다고 정면대응하지도 못한채 여론의 파도에 떼밀려 좌초직전에 놓인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패배,특히 광명에서의 패배는 「개혁바람」을 따지기에 앞서 당의 선거대응태세 자체의 문제가 지적돼야 한다는게 당내의 분위기다.

이번 보궐선거는 이기택대표체제 출범이후 첫 여야 대결이었다. 따라서 패배는 상징적으로 민주당의 현 지도체제에 대한 심각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24일의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마땅한 선거쟁점을 만들지 못했고 ▲당차원의 조직적 지원이 없었으며 ▲과학적 여론조사의 부재 및 이에 따른 대응책 강구 미비 등을 패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민주당은 후보선정과정에서부터 막바지 선거지원에 이르기까지 지도력의 공백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날 최고위원 회의의 지적은 자탄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같은 패인분석에도 불구하고 상황타개를 위한 민주당의 전략은 안보다는 밖을 겨냥하고 있어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당개혁발전위를 적극 가동,당의 모습을 새롭게 하고 여론조사,정세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 정도가 제기되고 있을뿐 보다 핵심적인 문제인 지도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이 구상하는 위기타개책은 우선 임시국회를 통해 개혁입법을 활발히 추진,개혁적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다. 여당보다 앞장서서 구조적 개혁을 주장하겠다는 이면에는 「YS식 개혁바람」에 대한 검증욕구도 깔려있다.

즉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기부법 개정,국가보안법 대체,금융실명제·토지공개념 등 개혁 현안 등에 적극성을 보여 여당보다 「개혁성」에서는 사실상 앞서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여당의 상대적 한계를 노출시킬 수만 있다면 현재의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내부문제를 함께 풀어내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민주당은 일단 6월에 또다시 실시될 보궐선거를 고비로 상정,전열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황영식·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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