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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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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러시아 양국군은 역사상 초유의 합동훈련을 금주초 시베리아에서 벌였다고 보도됐다. 2차대전후부터 소비예트체제가 붕괴되기까지 45년동안 상대방을 「가상적」으로 삼아온 두나라가 냉전해소와 더불어 관계가 호전되어 이젠 군사협력 단계에까지 들어선 것이다. 실은 양측은 2차전말까지도 동맹관계에 있었다. ◆1945년 4월25일 수요일,서쪽에서 진격해온 미군과 동쪽에서 진격하던 소련군이 엘베강에서 만났다. 소도시 토르가우 동쪽의 부서진 교량위에서 양군 장병들은 반갑게 악수했다. 이들의 악수는 나치 독일에 대응한 동맹군 승리의 한 상징이었다. 그로부터 10개월후 처칠 영국 총리는 동유럽에 「철의 장막」이 드리워졌다고 개탄했다. 냉전의 시작이었다. ◆말이 냉전이었을뿐 그동안 미소간에는 부분적 화력 교환도 적지 않았다. 1950년 4월 어느날 발틱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 해군 정찰기가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당했다. 53년 3월15일엔 캄차카반도 해안에서 40㎞ 떨어진 해상에서 미국 정찰기가 2대의 MIG기 공격을 받고 응사했으나 양측 피해는 없었다. 6개월후 황해 상공에서 또 양측이 공중전을 벌여 MIG기 1대가 격추됐다. ◆58년 9월2일 하오 2시쯤 소련 남쪽 터키국경 부근을 날던 5대의 MIG기들은 터키쪽에서 국경을 넘어들어온 미국의 EC130기를 격추시켰다. 승무원 6명이 죽고 11명이 행방불명됐다. 그때까지 있었던 충돌중 최악의 사건이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50년대에만 33건의 미소 충돌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한 미·러시아가 군사협력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숙적이던 독일·프랑스도,독일·러시아도 각각 군사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유독 한반도에서만 남북간 군사대치상황에 변화가 없다. 도리어 북측은 핵개발까지 서두르는 형편이다. 민족단위로 보아 이런 낭비,손실은 어느 시대 어느 민족에게서도 보지 못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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