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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교육비리… 공신력 먹칠/장학사까지 입시범죄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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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교육비리… 공신력 먹칠/장학사까지 입시범죄꾼

입력
1993.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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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운영·관리체제에 구멍/마음만 먹으면 “항시 부정소지”/사회기강·도덕성 회복돼야 교육개혁가능93학년도 전후기대 학력고사 정답 유출사건은 경원대 입시부정 등 교육계의 해묵은 부정과 비리가 한꺼번에 표출되는 과정에서 불거져나온 것으로 국민들을 또한번 경악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오병문 교육부장관이 잇단 대입시 부정 등에 대해 국민들에게 참회하고 사과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교육개혁을 다짐한지 하룻만에 터져 나온데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국립교육평가원의 장학사에 의해 버젓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나 더욱 충격적이다.

이 때문에 심기일전의 자세로 교육개혁을 추진,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던 교육부는 다시 벼랑으로 몰리게 됐다.

국립교육평가원은 국비유학생 선발시험,독학에 의한 학위검정고사 등 25개 국가고사 문제를 출제하고 관리하는 국가기관으로서 공정성과 공신력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94학년도부터는 대입제도가 전면적으로 개편됨에 따라 오는 8월과 11월 두차례 현행 학력고사 대신 수학능력시험을 전국 고3생들을 상대로 시행해야 한다.

특히 수학능력시험은 대학보다 훨씬 많은 고교에서 치러지는데다 감독교사 확보문제도 만만치 않아 잘못하다가는 시험관리에 의혹을 받게될 소지가 많다.

그런데도 평가원의 인원은 1백36명에 불과,턱없이 부족할뿐 아니라 직제도 출제관리부 등 4개부 뿐이어서 방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같이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의 김광옥장학사(50)가 전·후기 입시때 모두 출제관리위원으로 출제본부에 들어가 입시사상 유례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전기대입시 문제 출제때는 고입 연합고사와 독학에 의한 학위 검정고사 등이 겹쳐 평가원칙뿐 아니라 교육부 일부 인원도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직원들이 평가원으로 전보될 경우 승진이 아니면 대부분 좌천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다시 본청으로 돌아올 때까지 적당히 세월만 보낼뿐 의욕적으로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평가원의 위상을 스스로 저하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교육부는 생선가게를 고양이에게 맡긴 꼴이 돼버린 이번 사건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서울신학대학에서 92학년도 후기대 학력고사 문제지가 고스란히 도난당했을 때 이미 국가 관리방식의 대입제도가 지닌 문제점과 국립교육평가원의 출제 및 관리상 한계가 노출됐는데도 교육부는 인력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해왔다.

오병문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담화문에서 지적했듯이 교육계에는 입시부정뿐 아니라 이미 관행화되고 길들여진 부조리와 비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급 학교 교원으로 채용되려면 거액의 기부금을 내야하고 초 중 고에서의 촌지수수는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채 음성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인·허가 과정에 부조리가 만연돼 있을뿐 아니라 부교재·교복채택을 둘러싼 금품수수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각급 학교의 회계업무나 시설공사 집행과정에서의 금품수수행위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교육부가 산하기관과 학교별로 부조리 및 부정척결 자체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지만 적발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교육부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심정으로 교육비리를 찾아내 다스리고 교육개혁을 서두르려해도 사회전반의 기강이 무너지고 병든 도덕성이 치유되지 않는한 제2의 경원대,제3의 김광옥장학사는 계속 나오게 된다.<설희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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