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자제… 아예 휴가 떠나기도/비상대책조 편성·연락망 점검LA 한인교포사회가 지난봄에 이어 또다시 「폭동증후군」을 앓고 있다. 폭동증후군이란 지난해 4·29폭동때 극심한 피해를 입은 LA거주 한인들이 시내 외출을 자제하거나 약속이나 휴가를 취소한채 가족이나 친지끼리 안전한 곳에서 최소한의 사회활동을 영위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같은 현상은 로드니 킹에 대한 최종평결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16일 하오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LA 경찰에 비상경계령이 하달된 이날 하오 4시께부터 사우스 센트럴지역과 코리아타운 일대에서는 한인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일부 업소에서는 베니어판으로 가게앞을 들러치는 모습이 보였다.
상당수의 LA거주 교포들은 평결 발표가 예상되는 17일이 토요일로 휴무인데다 폭동 재발이 우려됨에 따라 아예 이날부터 주말휴가를 떠나거나 인근의 친지집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총영사관측도 매주 주말 교포어린이들을 상대로 모국어를 가르치는 LA 일원의 한국학교에 휴교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리아타운과 사우스 센트럴지역에는 이날 하오 8시께 톰 브래들리 LA시장의 특별성명 발표가 있은 직후부터 한인 상점들이 평소보다 일찍 철시를 시작했으나 대형상가와 카페·주점 등 일부 야간업소만이 평상시와 같이 심야까지 영업을 계속했다.
코리아타운의 대형상가인 H마켓관리인 윤모씨는 『아직 별다른 상황변화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으나 사설 경비원들에게 특별경계를 지시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한 상점은 만약의 사태발생시 신속하게 폭도들의 진입을 차단하고 총기대치시 엄폐물로 사용키 위해 대형트럭을 입구 주변에 대기시켜놓은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한인교포들 대부분 당국의 폭동 조기진압 다짐을 신뢰하는 가운데서도 일부는 준비해둔 총기를 손질하고 적당한 응사장소를 점검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H리커스토어 주인 전모씨(42)는 『이 가게를 구입하기 위해 13년전 미국에 이민와 갖은 고생을 해서 모은돈 25만달러를 모두 쏟아부었다』며 『폭동으로 전재산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체 방어의지를 분명히 했다.
코리아타운보다도 분위기가 심각한 사우스 센트럴 주변의 한인 상점들은 비상대책조를 편성하고 서로간의 연락망을 점검하는 등 불안한 밤을 보였다.
□로드니 킹 사건 평결내용
▲유죄
①스테이시 쿤 경사(폭행·폭행교사 및 방조·모두 유죄)
②로렌스 파월(폭행유죄·폭행교사 및 방조무죄)
▲무죄
③티모시 원드(폭행·폭행 방조 및 교사모두 무죄)
④시어도 브리스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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