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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아닌 탄압” 강공태세/민주 「이동근구속」 비장한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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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아닌 탄압” 강공태세/민주 「이동근구속」 비장한 각오

입력
199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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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총장 문제등 희석 의도”/“정치인 내사 신호탄” 우려도이동근의원 구속으로 민자당에 비상이 걸렸다. 「개혁칼날」이 야당으로까지 직접 파고들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민주당은 16일 긴급 최고위원회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향후 정국 대처에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심각한 상황인식에 도달했다. 이 의원의 검찰소환 사실을 처음 통보받았던 전날에 비해 야당 현역의원 구속이 의미하는 파장을 깊이 경계하는 것이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는 이 의원 사건 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17일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의 대처방향이 「비상한 각오」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소위 「개혁정국」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포문을 여는 것이 될 것임을 예상케하고 있다.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소집을 발표하면서 『임시국회를 앞둔 투쟁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새정부 출범후 「투쟁」이라는 용어를 「명확히」 사용한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그만큼 이 의원 구속을 보는 시각이 단호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이 느끼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실제로 대응,구사할 수 있는 유효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또다른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듯하다. 정부의 개혁칼날이 여권내부에서부터 시발된 지금까지의 정황에 비추어 볼때 김영삼정부를 상대로 대각적 전선을 만들어내기가 쉽지않다는 사정 때문이다.

특히 김영삼정부의 개혁드라이브가 「개혁대 반개혁」의 구도를 그리면서 진행돼왔다는데서 대응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또한 이 의원 문제가 구속사안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현재의 사법처리 기준을 가늠하기 어렵게 된데 따른 위기의식까지 깔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선택은 일단 강공으로 나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정황논리로 볼때도 일단 수위를 한껏 높이는 수순을 취할 것 같다.

민주당은 무엇보다도 이 의원 구속이 통상적인 범법사실에 대한 사정차원의 정부행위로 볼 수 없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사전에 계산된 정치적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민주당이 주목하는 것은 검찰이 이 의원 문제를 사건화한 시기. 최형우 전 민자당 사무총장 파문에 바로 이어 이 의원 구속이 나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여당의 개혁조치에 입은 도덕적 상처를 야당에도 함께 안겨주겠다는 의도라는 것. 특히 보궐선거에서 최 전 총장문제가 선거쟁점화할 기미를 보이자 이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그래서 야당탄압이라는 논리다.

설사 이 의원과 「옵서버」지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이 의원이 자진출두했고 신분이 확실하며 도주우려도 없다는 점에서 구속수사는 사건 자체 이상의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또 과거의 인연을 고려,야당이 유보한 「최 전 민자 총장의 의원직 사퇴」 주장을 전면 차단하기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아들의 입시부정과 병역문제까지 겹쳐 당연히 이같은 사퇴촉구에 응해야할 입장인데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될 경우 YS의 개혁드라이브는 다시 한번 휘청거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이번 사건을 언론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는 시각도 민주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가령 「옵서버」지는 6공 당시 정치자금 관계기사로 피소된바 있으며 현재 인쇄중인 5월호엔 「문민시대의 개혁­편법정치」제하로 김영삼대통령의 개혁드라이브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릴 예정이다.

여론의 일방적 지지에서나 가능한 현 양태의 개혁드라이브를 위해 비판적 논조에 제약을 가해보려는 이중노림수도 있다는게 민주당의 지적이다.

민주당에는 또 「정치인 20명 내사설」이 돌고 있는 마당에 이 의원 사건이 터진데 대해 정계,특히 민주계에의 사정칼날이 시작된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해지고 있다.

여기에 개혁바람에 휘말려 있는 여론의 흐름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장외투쟁의 효용이 사라진 것도 대응을 제약하고 있다.

또 하나의 어려운 요인은 이 의원에 대한 당내 평가. 『당의 가장 약한 고리를 치고 들어왔다』는 한 의원의 실토는 정부의 「정치적 의도」가 그 표적을 정확히 짚었다는 지적과 다름없다.<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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