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외 중소재벌도 대상 포함/한 위원장 밝혀한이헌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포철의 경우 막대한 자산규모와 많은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주기업이라는 이유로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제외돼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며 『이의 시정을 위해 관계법령의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상오 호텔신라에서 열린 한국표준협회주최 조찬간담회에서 『증권거래법상의 공공적인 법인이라도 자산규모가 클 경우 민간재벌처럼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하여 총액출자 제한 등의 상호 출자금지 상호 지급보증 제한규제를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는 포철을 30대그룹에 포함하여 공정거래법상의 각종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포철은 지난 89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지정됐으나 박태준 준 회장의 로비 등으로 90년에 전격제외되어 그 당시 많은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 위원장은 또 『지난해 조사결과 30대 재벌그룹의 계열사 수는 줄어들었으나 1백대 그룹의 계열사는 오히려 늘었다』며 『30대 대기업집단에 들어있지 않더라도 계열사가 20∼30개에 달하는 중소재벌에 대해서도 상호출자금지 총액출자제한 상호지급보증제한 등의 제한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기간동안 정부가 발주하는 물품구매 및 공사계약에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설/공공법인도 규모크면 규제/계열사 문어발식 확장 차단
한이헌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의 재벌정책과 관련하여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에 있어 포항제철과 같은 공공법인이라도 민간재벌과 차별을 두지않고 각종규제를 가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록 30대 재벌에 끼지않는 중소재벌이라도 계열사를 무리하게 늘릴 경우 30대재벌과 같은 수준의 제재를 받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 위원장이 포철을 지칭하여 공정거래법상의 규제를 강력히 가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경제계 일각에서 떠돌고 있는 「포철 왕국분할론」과 관련,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기에 국세청의 강력한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포철에 대해 경제력집중을 문제삼고 나온 것은 계열사 분할을 겨냥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다. 포철은 지난 4월1일 현재 28개의 계열기업을 거느리고 있고 총자산규모가 11조7천억원으로 5대재벌로 랭크된 선경그룹(9조9천억원)을 앞지르고 있다.<이백만기자>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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