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와대 수사지시에 “부랴부랴”/회계건 진척없자 국세청에 긴급 지원요청/「5억원 교수설」 방열씨 “어이없는 일”○…11일부터 경원대와 경원전문대의 입시부정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경찰청은 압수한 입시관련서류가 양적으로는 방대하지만 정작 구체적 혐의사실을 입증할만한 입시자료 입력마그네틱 테이프가 없는데다 제보자인 김영기 전문대 교수의 신병확보에 실패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
경찰은 우선 제보된 입시관련 부정내용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으나 입시부정수사의 범위도 88년부터 올해까지 6년에 걸쳐있어 난감해 하는 모습.
경찰은 1만여명분의 OMR카드를 내신성적 등과 일일이 대조하려면 3∼4일은 걸릴 것이라고 푸념.
○…경찰은 11일 하오 경원대 법인 경리장부와 법인 수익사업 증빙서류,CMA 예탁금통장 등 회계관련 자료의 정밀분석을 위해 국세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등 수사에 만전.
이날 하오 10시께 국세청 직원 4명이 수사2과에 도착,서류 검색작업에 돌입.
수사2과의 한 관계자는 『관련 경리장부의 분량이 워낙 방대한데다 경찰 힘만으론 자료를 일일이 판독,입출금 내역 등을 분석해내기가 어려울듯해 전문가들의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
○…경찰은 경찰청 수사2과 6반 조사실에서 올해 경원전문대 입시에서 전산관계 실무총책을 맡아 부정입시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학교 김용식 전산실장(43)을 상대로 OMR카드 조작여부 등을 집중 추궁.
그러나 전씨는 『광운대 입시부정사건이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데다 교육계가 사정분위기속에서 바짝 긴장해 있는 상태에서 제보내용같이 대규모 부정입시가 저질러졌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라며 혐의사실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기도.
○…경원대 입시부정 등 학사비리에 관한 제보를 진작부터 받고 있었던 경찰은 제보의 신빙성이 약하다며 무시하고 있다가 청와대로부터 전격적으로 수사지시가 떨어지자 미처 내용파악도 하지 못한채 당황하는 빛이 역력.
경찰 고위관계자들은 진정서 내용도 읽어보지 않은채 수사지시부터 내려야 하는 통에 언론보도내용만 주마간산식으로 훑어본뒤 우선 신병확보 조사대상자를 선정.
○…경원대 통근버스 등을 통해 압수품들이 11일 상오 경찰청사에 도착하자 경찰청 수사2과 직원들은 입시원서·성적순위 대장 등 관련자료들을 조사실로 옮겨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는 등 수사에 박차.
하지만 관련자료가 2.5톤 트럭 2대분의 분량으로 분류하는데만도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소요.
○…광운대 입시부정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김종우 서울경찰청 강력과장도 이번 사건 수사를 맡은 경찰청에 모습을 나타내 나름의 광운대 수사경험을 귀띔해주느라 분주한 모습.
김 과장은 경찰청 수사2과가 수사에 착수하자마자 본청에 나타나 수사팀과 조사대상자·압수수색 물건·수사절차문제 등을 숙의하며 메모를 넘겨주는 등 입시부정사건 수사 자문역할을 수행.
○…88학년도 입시에서 부정입학을 청탁한 것으로 제보에 나와있는 전직 장관,국회의원,검사,안기부,교육부 직원 등 고위층 인사 16명 가운데 대부분은 혐의사실을 부인했으나 일부는 당황한 목소리로 순순히 시인하기도. 검사 L씨는 『형님의 부탁을 받고 이 대학에 응시한 조카딸의 합격여부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 김 당시 총장에게 문의했을뿐』이라며 『조카딸은 92년에 과수석으로 졸업했다』고 부정입학 청탁을 부인.
○…장성 K씨는 『김동석 전 총장과는 Y대 동문으로 졸업한뒤 알게 됐다. 같은해 임관한 K장군(현재 중장)과 함께 전 방사단장 시절이던 88년께 모호텔에서 만났을 때 그의 아들이 경원대에 지원했다고 해 김 총장에게 「입학하면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을뿐 입학청탁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 K씨는 또 『당시 둘째딸이 재수생이었는데 남의 아들을 도와줄 정신이나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내 이름이 왜 거론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부연.
○…제보내용중 5억원을 내고 교양체육담당 교수직에 이번 학기부터 임명됐다고 거론된 방열 전 기아농구단 총감독은 『어이없는 허위사실』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경찰의 수사가 밝혀줄 것이라고 주장. 방 교수는 이미 2년전부터 경원대에 대우교수로 출강을 해왔고 대학 당국이 앞으로 농구팀을 만들 계획이어서 자신을 교수로 영입하게 됐다는 설명.
○…경원대 이관총장(63)은 11일 검찰과 경찰이 경원대의 부정입학 등 학사비리 수사에 착수한데 대해 『상당히 충격적이고 믿어지지 않는다』며 『대학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아 이런 일이 터져 괴롭다』는 심경을 토로.
지난 1월13일 취임한 이 총장은 『언론에 보도된 사실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뒤 『사회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에서 돈이 왔다갔다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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