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에 큰 타격 줄듯【요하네스버그 AP AFP 로이터=연합】 넬슨 만델라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대중적 지지를 받는 흑인지도자이며 지난 91년부터 공산당(SCAP) 총서기직을 맡아온 크리스 하니(50)가 10일 한 백인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남아공 경찰당국이 밝혔다.
하니 공산당 총서기는 지난 수십년간 남아공에서 암살된 흑인지도자 가운데 최고위 인물로 이날 암살사건을 계기로 이 나라의 인종차별정책을 끝내려는 흑백간의 평화협상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무장한 한 백인 괴한이 요하네스버그 남동부 중산층 도시인 보크스부르그에 있는 자신의 집앞에 서있던 하니의 머리에 총을 4발 발사했다고 말했다.
경호원들은 토요일 아침이라 마침 없었고 하니는 막 조깅을 하고 돌아온 길이었다.
경찰당국은 현장에서 폴란드계로 남아공 시민권을 가진 40세 가량의 한 백인 남자를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그의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경찰은 이어 그의 범행 배후에 어떤 정치단체가 있는지,아니면 단독 범행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는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남아공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투쟁에 생애 전부를 바친 크리스 하니 동지에게 끝없는 존경의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모든 지지자들은 흥분하지 말고 남아공의 평화협상을 깨고자 하는 세력의 음모에 걸려들지 않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프레데릭 W 데 클레르크 대통령도 『암살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모든 지도자들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갖고 지지자들을 잘 다잡아 주기를 바라며 국민은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평화협상 자체를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사람이나 단체의 범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라틴어 학자이며 낭만주의 시인이기도 한 하니 총서기는 ANC 무력부의 비밀지도자로서 백인정권에 대한 무장투쟁을 강조,흑인 열혈청년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아왔으며 만델라의 온건한 노선과는 다소 거리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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