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등 6가구 공동사용/“청약저축 1순위 됐다” 자랑부동산투기를 위해 무연고지에 대규모의 땅을 사놓거나 무허가 건물을 지어 임대업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지만 무소속 김두섭의원(63·김포·강화)은 서울 양천구 신정7동 산92 칼산기슭의 무허가 건물에 살고 있다.
14대 총선에서 8전9기의 신화를 낳은 김 의원의 집은 슬레이트지붕의 반지하건물로 대문도 담도 없다.
입구의 시멘트 기둥에 「김두섭」이라는 까만 문패가 붙어있고 바로 옆에는 함께 살고 있는 6가구가 공동사용하는 장독대가,5m 떨어진 곳에는 공동화장실이 있다.
이 지역은 고지대여서 연탄 1백장을 주문하면 배달을 거부해 여섯가구가 한꺼번에 주문을 해야 한다. 연탄값도 고지대 운반비로 한장에 10원씩 더 주어야 한다.
김 의원은 10일 재산공개에서 주택청약저축 1천만원,갤로퍼·무허가 건물 등 모두 2천4백10만원을 신고했다. 같은날 재산을 공개한 정몽준의원(42·울산동)의 7백81억2천1백38만원과 비교하면 0.03%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20여평의 무허가 건물은 공시지가 1백80만원인데 너무 적은 것은 안좋다고 5백만원이라고 신고했다.
17년동안 여기서 살아왔다는 김 의원의 부인 주계선씨(52)는 『2년전 내집마련을 위해 들었던 1천만원짜리 청약저축이 만기가 돼 1순위가 됐다』고 자랑하며 『42평 이하 아파트분양을 신청할 수 있게 돼 내집마련의 꿈에 가슴 설렌다』고 말했다.
주씨는 「의원사모님」인데도 집앞의 완구봉제공장에 13년째 다니는 공원이다. 야근에 잔업까지 할 경우 월 60여만원을 받는데 김 의원이 받는 3백여만원의 세비는 의정활동비로도 모자라 생활비와 두 자녀의 학비는 주씨 월급으로 충당하고 있다.
동료 공장근로자인 옆 집주민 김모씨(60·여)는 『주씨의 성품이 너무 좋고 없는 사람끼리 도우며 살자고 해 10년 넘게 이곳에 살고 있다』며 『이런 이웃사촌은 어디가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여동은기자>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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