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파격선언… 1천여명 「귀순」할듯영국 성공회가 지난해 내린 여성의 사제서품 허용결정으로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로마교황청은 성공회 성직자가 천주교로 개종할 경우 이들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음을 공식 표명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성공회 사제들이 천주교로 돌아서 서유럽에서 종교개혁이후 최대의 교회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마교황청은 7일 이례적인 성명을 통해 『천주교로의 개종여부를 묻는 성공회 성직자들의 질의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밝혀 이들이 천주교로 개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음을 공식 선언했다.
바티칸측은 지난해 11월 영국 성공회가 여성의 사제서품을 허용하기로 결정한뒤 『이는 천주교와 성공회의 교회통합 노력에 심각한 장애가 될 것』이라고 밝힌뒤 일체의 언급을 자제해왔었다.
성공회의 결정이후 이에 반발하는 상당수 성직자들은 천주교측과 개종에 관해 협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 타임스지는 영국 천주교 신부중 거의 대부분이 개인적으로 이들로부터 문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중 얼마나 천주교로 돌아설지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으나 최소한 2백50명 가량은 교황청의 공식결정이 내려지는대로 개종할 것으로 예상되며 로마교황청 소에 밝은 이탈리아의 유력지 라스탐파는 약 1천명 가량의 성공회 사제가 개종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영국 성공회의 1만여 성직자중 거의 10%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영국 성공회는 44개 교구에 1만6천여개의 교회와 3백60여만명의 신자를 보유하고 있다.
16세기중 헨리 8세의 재혼문제를 둘러싸고 천주교로부터 영국 성공회가 분리된 이래 가톨릭으로 다시 돌아간 사제는 소수에 불과하다. 양측은 궁극적인 교회통합을 목표로 지난 50년간 협의채널을 유지,양측 성직자들의 상호 개종을 사실상 규제해왔다. 이번의 대규모 「귀순」이 이루어질 경우 가톨릭과 성공회간에 통합움직임은 상당기간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천주교나 로마교황청측은 이들의 대규모 개정과 두교회의 통합노력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어느정도 관계가 냉각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주교로 개종할 성공회 성직자는 개인적으로는 적지않은 시련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천주교로 개종한다고 하더라도 개종과 재서품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2년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 당장 생계도 적지 않은 문제이다. 성공회측은 1년치의 생활비와 주택을 환수하는데 대한 약간의 보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개종할 성공회 성직자들의 대부분은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런던=원인성특파원>런던=원인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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