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토론 친소따라 모여 분위기 서먹8일의 민자당 의원 합숙세미나는 재산공개 파문 등으로 실추된 민자당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아보자는 자구책중의 하나였다.
재산공개 파문의 와중에서 민정계와 민주계의 계보의식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당의 단합이 필요하다는게 세미나를 주최한 지도부의 판단이었지만 이날 세미나가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는지는 미지수이다.
1박2일 일정으로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김종필대표 등 당지도부는 『재산공개를 계기로 민자당이 개혁의 초석이 되도록 심기일전하자』고 역설했으나 참석의원들은 시종 무거운 분위기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의원세미나는 이날 한완상 통일부총리의 「북한 NPT 탈퇴선언과 남북한 관계전망」 이경식 경제부총리의 「신경제정책과 한국 경제전망」 특강에 이어 자유토론이 있었고 9일 상오에는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의 「보다 나은 정치를 위해」 특강을 듣는 순으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제 한 파도가 지나갔다』고 전제 『우리는 심기일전해서 힘과 정성,의지를 모아야할 시점에 서있다』며 숙연한 표정으로 당내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재산공개 파문의 주역을 맡았던 최형우 사무총장은 당무보고에 앞서 『존경하는 선배 몇분을 이 자리에 같이 모시지 못한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달라』며 참석의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김영구 원내총무도 원내 보고에서 『비온뒤의 땅이 굳어지듯 오늘의 아픔을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획기적으로 되찾을 수 있는 정치사적 계기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새정부 출범이후 처음 열린 이날 세미나는 어느 때보다도 무겁고 침체했다는게 중론이어서 재산공개 파문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민자당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같은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만찬에 이어진 자유토론시간에 확연히 드러났다. 의원들은 상임위별로 또는 친소관계에 의해 무리지어 자유시간을 겸한 토론을 가졌으나 친소관계에 의한 경우 다른계파 의원들끼리 합석한 경우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숙소 안팎에서 밤늦게까지 폭음을 하며 재산공개 파문 등의 와중에서 느꼈던 「동병상련의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의원은 『재산공개는 개혁차원에서 백번 옳은 일이지만 그에 따른 여론재판식의 일방적인 매도는 정말 가슴 아팠다』고 토로했다.
다른의원은 『정치인뿐 아니라 사법부와 군부 등도 재산공개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고통을 함께 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다른 의원은 『정부의 신경제계획은 훌륭하지만 1백일 계획은 국민들에게 성급한 기대를 심어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결과를 낳는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통일정책을 비롯,일부 교수출신 각료 및 청와대 비서진들의 이상을 좇는 정책추진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세미나에서도 N,K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세미나장을 「무단이탈」해 다른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또 일부 의원들은 음주가 지나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모습을 보여 세미나의 본래 취지를 의심케 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소속의원 1백56명 가운데 외유중인 김윤환 김정수의원과 와병중인 심명보 이상재 박우병의원,지역구에 내려가있는 문정수 정시채 강신조의원 등과 입각한 의원 등 12명을 뺀 1백44명이 참석했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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