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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여인」심수봉 입열었다/TV주말토크쇼서 10·26현장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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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여인」심수봉 입열었다/TV주말토크쇼서 10·26현장 증언

입력
199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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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차지철 쏘며 “건방져”/전 전 대통령 조사뒤 “보약값”10·26 궁정동 만찬장의 「그때 그사람」 가수 심수봉씨(38·본명 심민경)가 지난 7일 당시의 만찬장세트와 대역이 동원된 운현궁스튜디오에서 SBS TV 「주병진 쇼」(10일 하오 10시55분 방영) 녹화를 하면서 14년전의 그때 그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심씨는 그날 TBC 운현궁스튜디오에서 「쇼쇼쇼」프로 녹화중 청와대 경호실의 전화를 받고 기타를 들고 나섰다. 박 대통령 모시기는 그때가 3번째였다.

만찬 시작전 대기실에서 미스신(당시 한양대 연극영화과 3년)과 함께 삽교천 행사를 보도하는 7시뉴스를 볼때 차지철경호실장이 『이곳의 일은 일체 비밀로 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구면이었지만 김계원 비서실장과는 첫대면이었다.

만찬장에서 모두 얼굴표정이 굳어있어 심씨가 분위기를 바꾸려고 「그때 그사람」을 먼저 불렀다. 차 실장에 이어 미스신이 「사랑해 당신을」을 불렀다. 기타반주와 음이 맞지 않아 여러번 다시 불렀는데 그때 『건방져』라는 고함과 함께 총성이 울렸다.

김 부장은 차 실장을 쏜 후 아무말 없이 총구를 박 대통령을 향해 쏘았다.

김 부장이 밖으로 나간 뒤 차 실장은 손에 피를 흘리며 『저사람 왜 저래』라며 화장실로 피했다.

박 대통령은 자세를 잠시 그대로 유지했다. 미스신이 『괜찮으세요』하고 묻자 박 대통령은 『나는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쓰러진 박 대통령을 심씨가 부축했을때 목에서 「크르륵」하는 가래끓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이 운명하는 소리였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다.

다시 방에 들어온 김 부장은 쫓겨들어온 차 실장에게 총을 발사했고 차 실장은 탁자를 던지며 항거했으나 쓰러졌다.

김 부장은 박 대통령의 머리에 총을 한방 더 쏜 후 심씨에게 총을 겨냥했으나 총알이 없어 살아났다.

심씨는 그 뒤 1주일동안 합수부 조사를 받았다. 수사관들은 『누가 묻거든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고 했다.

조사가 끝났을때 전두환 당시 합수본부장이 방으로 불러 「고생했다. 보약이나 한첩 지어 먹으라」며 1백만원을 주었다. 실제로 60만원은 보약먹는데 썼다는 심씨는 한창 힘들었던때라 전씨가 무척 고마웠다고 한다.

심씨는 사건 이후 방송출연 금지를 당한데 대해 『내가 출연하면 국민들이 자꾸 박 대통령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는 전씨의 뜻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며 『전씨를 원망도 했었다』고 술회했다.

심씨는 또 당시 「얼굴이 못생겨 병풍 뒤에 숨어서 노래를 불렀다」는 등의 소문에 대해 『말도 안되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심씨는 『10·26이후 박 대통령 유가족과 만난적은 없으며 91년 박 대통령의 차녀 박근영씨로부터 「도와줄 일이 없느냐」는 안부전화를 받은적이 있다』며 『미스신과는 친하게 돼 요즘도 가끔 연락을 주고 받는다』고 밝혔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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